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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을 거닐면서..

orius 2014. 6. 27. 09:57

긴 인생의 여정에서 나이를 먹어갈수록

어렸을 때의 기억은 점점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나이를 먹도록 잊혀지지 않고

기억 저장고 안에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는 어린 시절의 역사는

일부러 외우려 노력했던 중요한 것들이 아니고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일상들이

 제발로 걸어 들어와 나도  모르게 녹아들어 있던 것들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벌써 4-50년전의 일들인데도 선명하게 기억되는 일상들은

너무도 변한 현 세대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귀중해지는 골동품들 같다.

 

 

 

 

 

 

 

 

또 최근 들어 소중하게 기억 창고에 모셔 두었던 중요한 것들이

자꾸 잊혀지는 것들에 비하면

그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 생생하게 복원되고 있는 점들은 놀랍기까지 하다.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화 된 것들을 저장하고 복원하는 것이 더 어렵고

오히려  아날로그적인 것들을 복원하는 것이 더 쉬워지니 아이러니컬하다.

 

 

 

 

 

 

 

 

 

                             산자락을 내려오는데 호밀이 무성하게 논바닥 한 자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익은 정도로 보아 부지런한 주인을 만났으면 벌써 탈곡이 끝났을 법한데

                             다행히 바쁜 쥔장을 만나 호밀밭을 구경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남들에게 저 황금빛 호밀밭은

                                시골의 하찮은 것들에 불과하고 눈길조차 가지않을 것이지만

                                내 기억 저장고에 보관된 자료로는 금새 알아차리게 하고

                                그것들에 같이 묻어있던 수많은 자료들까지 복원되어 부팅되었다.

 

 

 

 

 

 

 

 

요즘 같으면 배부른 자들이 웰빙한다고 먹거리로만 보는 것인데

그 옛날 먹을 것이 없던 시골에서는 척박한 산자락의 밭에서 거름없이도 햇살만 먹고

통통하게 몸을 불려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것 중에 하나가 아니었던가?!? 

 

 

 

 

 

 

 

 

저 호밀처럼 잊혀져가던 옛 기억들을 제 스스로 복원되어 나오게 만드는 

마중물 같은 것들이 아직도 도처에 있다는 것만큼 반가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