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피아골2
지친 걸음을 가볍게 위로해주는 것은 눈과 가슴을 행복하게 해주는 조망이다.
바로 발 아래 떨어진 단풍 이파리 하나,
무심코 곁을 스쳐지나가는 들꽃 하나,
눈을 들었을 때 마주친 우람한 암봉이나 작고 불품없지만 훤히 터진 능선을 지키는 바위 하나,
또, 그라디에이션되어 아스라히 멀어져가는 겹겹이 포개진 능선들..
그 위에 쏟아지는 맑은 햇살과 신비롭게 비단처럼 감싸고 있는 연무...
근거리나 원거리의 조망들 모두 다 이 만큼 만족스러운 곳이 지리산 빼고 또 어디에 있을까?!?!
피아골을 내려서며 마주친 원경..
지리산만이 주는 선물이다..
가파른 내림길의 다리를 달래주던 화사한 단풍들..
내려갈수록 먼 산이 점점 높아져 간가..
모든 시름 다 잊고 황홀경에 빠진 아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카메라 앞에 서면 점점 더 굳어가는 얼굴,, 에이! 맘에 안들어..!ㅎㅎ
피아골.. 진짜 의미는 피가 아님에도 항쟁, 빨지산이라는 의미가 덧씌워져 선혈이 낭자하다는 느낌이 든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단풍숲...점입가경이다..
피아골 대피소에서 쉬다가 성삼재에 차가 있기 때문에 고민고민하다가 다시 올라왔다..
사실 피아골 오르내리는 길의 경사는 악명이 높은데 무리없이 왕복 산행을 한 아내가 자랑스러웠다..
아마 피아골을 왕복 산행을 한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나 돌아와 상황을 보니 연곡사로 내려갔다면 성삼재까지 길이 막혀 오도가도 못할 뻔 하였다..
피아골을 다시 오르며..
힘들어보이는데 내색을 하지 않으며 또박또박..
지켜보는 마음이 더 힘들기도..
다시 능선으로 올라와 ..
대체 몇 겹일까!?!
반복된 마루금들 만큼 내 마음 속에도 산하가 주는 사랑스러움이 겹겹히 밀려들어온다..
노고단에서 본 종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