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에서..
산으로 올라가 겨우내 두툼한 옷으로 둘둘 말려있던 몸과 마음을 열어 털고 볕을 쪼여 말린다.
산은 그동안 쌓인 묵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힐링의 장소이다.
그산은 또한 오랜 친구들을 불러모아 여러 친구들의 소식을 듣게 해주는 사랑방이다.
젊었을 때에는 만나 깔깔거리던 친구들과의 정겨운 시간들이 발에 차이는 듯 하였으나
나이를 먹어 가끔 만나 헤아려보면 그게 적게는 몇 년, 크게는 십년을 훌쩍 넘기니
친구들과의 만남도 세월에 갈취당하는 것 같다..
때문에 그들에게서 듣는 그와 그 주변부의 이야기들은 치열한 삶의 과정이자 역사인 셈이다.
그렇고 고만한 청춘들끼리 아웅다웅하던 시절에는 다르고 그른 것들이 그냥 스쳐지나가버렸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들리는 이야기들에서는 옳고 그름, 다름이 확연하게 눈에 띠기도 하여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하니 나이먹을수록 처신도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하는 것 같다.
봄볕에 빛나는 솔잎의 윤기나는 초록빛이 소름을 돋게 한다.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우리들 뿐만 아니라 계룡산도 성급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장군봉 오르길에서
장군봉을 돌아내려오며..
멀리 계룡산 능선을 배경삼아 한담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
멀리 삼불봉
따사로운 봄볕이 험난한 발길을 가볍게 해준다.
발걸음 수보다 더 많은 이야기 소리들..
점심.. 봄볕은 맛있는 반찬..
바위와 소나무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능선길..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천황봉 정상 능선..
삼불봉..
소나무의 강인함은 우리 민족의 표상..이 소나무들이 재선충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하나 반드시 살아남으리라 믿는다.
구겨지고 쪼그라들었던 마음을 힘껏 펴고..
쉴새없이 이어지는 즐거운 이야기들..
남매탑 가는 길
나목들 사이로 가득한 봄볕 아래 남매탑의 여유로운 풍경....
발길을 잡는 따사로운 봄볕..
동학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