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3
설악, 지리산처럼 젊었을 적 아름답고 오래된 추억이 산더미처럼 쌓인 산들은
그 추억에 이끌리고, 기억을 더듬고 있던 뇌세포들의 등떠밀림에 산을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산에 오르기 시작을 하면 발걸음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나를 이끌고 있는 것은 파노라믹 뷰와 싱그러운 햇살과 바람,
그리고 또 하나 땅위에 나즈막히 피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들꽃들이다.
만약 산길에 들꽃들이 없었다면 오로지 저 멀리 목표점만 바라보며
애꿎은 다리 근육만 채근당하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들꽃들을 만나면서 피곤함도 잊고, 잠깐씩 다리쉼을 하지만
작은 생명들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독한 현대인에게는 포근한 노스탤지어이자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산길에 딱 한송이..
고고하고 단아하게 피어 내 마음을 사로잡던 산작약..
눈부시게 산작약 위로 쏟아지던 햇살마저 아름답던...
눈을 뗄 수 없던 색감들..
햇살에 투영되는 털진달래의 저 혼빛..
멀리 귀때기청봉에 바치는 헌화가...
마등봉 오름길 너덜지대에서 보이는 울산암..
화이부동....
힘들고 칙칙한 너덜길을 곱게 점점히 아로새긴 털진달래..
마등봉 정상에서 처음 보게된 난장이붓꽃
각시붓꽃과는 꽃이 비슷한데, 이파리가 큰 차이가 난다..
짙은 외로움과 고고함이 느껴지나 저 활짝 웃는 웃음은 반가움이리라..
동해바다와 울산암을 배경으로..
지나온 황철봉, 저항령에 대한 작별인사..
대청봉, 천화대를 배경으로..
까치수염
색깔이 고운 얼레지..
마등령에서 본 외설악과 천화대..
곱게 핀 줄딸기
요강나물
숲개별꽃
가슴 설레게 하는 귀룽나무꽃 넘어 범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