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리산 종주 셋째날(연하천산장-명선봉)

orius 2016. 10. 16. 00:36

새로 고쳐진 연하천산장은 깨끗했고 다른 산장에 비해 1인당 공간이 넓은데다가,

또 목재로 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웠다.


방 배정을 받고 밖으로 나와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새벽에 일어나 천왕봉을 왕복하고 거기에서 연하천까지 왔으니 짧은 거리는 아니었고,

늦게 도착하여 허기지고 시장기가 있었으니 꿀맛일 수밖에...

여기서 먹으려고 아껴두었던 오리고기를 구어먹으려고 하는데,

젊은 청년이 다가와 삼겹살을 주겠다고 하여 사양끝에 고맙게 받았다.


우리가 준비해간 오리고기도 어제 먹다가 남겨놓은 반쯤이 남아있었지만

굳이 주겠다는데 사양하기도 그렇고, 또 삼겹살 싫다고 거부하면 후회도 될 듯 하였다.

우리가 없어보였나 하고 생각도 되었지만

비록 남아도는 고기라도 이곳까지 힘들게 지고 와서 나누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텐데

역시 산, 지리산은 사람들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모양이다.


우리와 반대로 코스를 잡고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여기에서 1박을 하고

내일은 세석산장까지 간다고 하였는데  여러 친구들과 산행을 하고 다니는 모습도 부러웠고

요즘 젊은이들 답지않은 마음 씀씀이가 좋아보였다.


두툼하고 양면을 칼로 다진 벌집삼겹살 세줄, 삼인분이었는데

어찌나 고기가 부드럽고 고소하던지 지리산 종주 중에 하나로 기억될 저녁식사였다..






연하천에서 보는 여명의 노을이 천왕봉-촛대봉 위에 드리워져 있다.












천왕봉 곁을 파고드는 햇살..






벽에 걸린 싯귀 하나가 지리산을 깊게 만든다..















모두들 자고 일어나 연하천 산장 사랑에 빠졌다..












연하천산장을 출발하자마자 새로운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



                        맑은 아침 햇살에 투영된 눈이 부시도록 고운 단풍빛... 



                         화려한 하루를 예고해주는 듯..



무아지경..




































섬진강을 따라 일렁이는 물결처럼 드리워진 안개.



어수리의 변신..










천왕봉-촛대봉-그리고 걸어온 길...






                         천왕봉에 바치는 고운 단풍잎..









아침 햇살에 빛나는 반야봉이 가까이에..






                        너무 신선한 공기..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땀을 흘릴 필요가 있을까?? 벗자.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