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30 대둔산 설경1

orius 2017. 1. 31. 12:28

또 한 해의 설날을 보냈다.

어렴풋하게 생각나던 설날은 예,닐곱살 때 쯤부터인 것 같다.

그때 시골은 대단히 추웠었고

설빔으로 장에 나가셔서 사오신 깨끗한 양말..

강가에 있는 방앗간은 집에서 꽤나 먼거리..

어머님과 함께 아버님께서 지게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가래를 지고 와 내려놓으시자마자

동생들 병아리떼 몰려들 듯 모여들어 한 가래씩 얻어 맛있게 먹던 기억..

따뜻하고, 구수하고, 보들보들하던 떡가래..


차례지내기 전에 몰려든 할아버지, 당숙, 아이들 마당, 방에서 북적거리고

차례지낸 후 좁은 상 한 구석 차지하고 정신없이 먹던 떡국..

그때에는 쌀이 귀했던 때라 지금 맛있는 소고기국보다 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설을 보내면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말에 무슨 의미가 담긴 줄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덤덤하게 보냈는데 알게 모르게 벌써 60살을 채웠다니...


해가 갈수록 세월이 빠르다고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은 템포일텐데도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기분은 영 다르다..


매일같이 주어지는 하루, 한 해는 분명 귀한 선물이다.

그 선물 받아서 물 쓰듯 하기에는 이제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 더 시간과 시간 사이의 여백을 줄여 귀하게 써보기를 기대한다..





                        

                         친구와 민주지산을 계획하고 출발하였다가 날이 춥다는 예보에 대둔산으로..

                         배티재 - 오대산 갈림길 - 낙조대 코스로 올랐다..









오를수록 깊어지는 설경..






구름 속에서 아름답게 화장 중인 대둔산..









걷기에 운치있는 길..



눈으로 화장을 한 산죽들도 운치를 더하고



점점 가까워지는 대둔산 암릉..






조망처로 멋진 생여덤에서..



겨울에나 볼 수 있는 산의 우람한 근육질..



한 편의 수채화이자 시이고 수필이다..









점점 깊은 겨울왕국 속으로..












목을 젖혀야 볼 수 있는 추상적인 겨울왕국의 하늘..












                         겨울에 잘 어울리는 다홍색 재킷..



낙조대에서 보이는 대둔산 주능선..



오대산과 태고사계곡..



물개바위



배가 고픈지 가까이 다가와 머뭇거리는 곤줄박이 한 마리



점심을 먹으려 털푸덕 주저앉아..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햇살에 따라 계속 변하는 설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먹던 빵을 던져주니 정신없이 쪼아대고 있다..



                       체면불구..



유구무언..




























스마트폰으로 찍은 파노라마 사진 몇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