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불썬봉-도솔암)
수려하고..
아름답고..
빼어나고..
장엄해서..
걸음을 옮기면 옮길수록 할 말을 잃게되는 곳..
유구무언...
언젠가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맘에 들어 데려온 나태주 시인의 시로
취해서 흐느적거리는 심신을 대신해본다..
다시 산에 와서
-나태주
세상에 그 흔한 눈물
세상에 그 많은 이별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으로 다시 와
정정한 소나무 아래 터를 잡고
둥그런 무덤으로 누워
억새풀이나 기르며
솔바람 소리나 들으며 앉아 있으리
멧새며 소쩍새 같은 것들이 와서 울어주는 곳,
그들의 애인들꺼정 데불고 와서 지저귀는
햇볕이 천 년을 느을 고르게 비추는 곳쯤에 와서
밤마다 내리는 이슬과 서리를 마다하지 않으리
길길이 쌓이는 壯雪을 또한 탓하지 않으리
내 이승에서 빚진 마음들을 모두 갚게 되는 날,
너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백발로 졸업하게 되는 날
갈꽃 핀 등성이 너머
네가 웃으며 내게 온다 해도
하낫도 마음 설레일 것 없고
하낫도 네게 들려줄 얘기 이제 내게 없으니
너를 안다고도
또 모른다고도
숫제 말하지 않으리
세상에 흔한 이별이며 눈물,
그리고 밤마다 오는 불면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에 다시 와서
싱그런 나무들 옆에
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하늘의 천둥이며 번개들을 이웃하여
떼 강물로 울음 우는 벌레들의 밤을 싫다하지 않으리
푸르디푸른 솔바람 소리나 외우고 있으리.
전망 좋은 곳에서 여유작작하며 점심도 먹고 했으니 많이 왔을 법한데도 끝이없이 나오는 암릉..
곰돌이 푸와 얘기하고 있는 아빠
쌍촛대를 닮은 바위
발걸음에 손, 팔의 힘까지 바빠지는 산..
조금씩 원성이 나오기 시작..
힘들 때면 나타나 위로해주는 동백꽃
친구와, 부인네들과 동감,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무한한 행복이다..
걸을 때는 고행, 쉴 때는 무아지경..
아름다운 발걸음..
그
즐겁게 놀고있는 곰 두 형제..
ET를 닮은 바위
오르고 내리고.. 계속 나타나는 도돌이표..
청산도..
벗자..더위도 피하고 겨우내 부족했던 햇살도 리필하자..
그라베, 알레그로 악장을 지나 모데라토의 편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