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둔산 털중나리
orius
2017. 6. 27. 12:11
산 능선길을 따라 새초롬히 피어나 반겨주는 들꽃들은
무료한 산행길을 달래주는 친구들이다.
바위, 노송, 계류, 폭포, 바람들은 지친 산행길에서 1년내내 심신을 달래주기도 하지만
잠깐씩 연이어 피고 지는 들꽃들만할까?!
산의 아랫녁에서는 비가 오지않아 가뭄으로 난리인데
산으로 들어오니 이곳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바위 틈에 자리를 잡고 고고하게 강인한 생을 이어가고 있는 소나무들이 위태로워 보였고
들꽃들은 꽃은 커녕 아예 성장조차 하지못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내심 산으로 들어오면서 도발적인 선명함을 드러내는 털중나리를
기대하고 올라왔는데 사정이 그러하니 점점 몸도 마음도 답답하고 늘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헉! 하고 숨이 멎고,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조망과 햇살 좋은 곳에서 활짝 핀 털중나리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반겨주고 있었다..
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하였고 지친 심신에 상큼한 피로회복제라도 수혈받은 듯 했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꽃은 좀 작지만 색감은 더 깊고 짙었고,
해맑게 피어 자존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목마른 기색이 뚜렷해 보였다.
어떤 고난과 역경 앞에서도 이길 놈은 이겨내는구나?!
아! 그대는 위너.. 최고의 승리자들이다..
멀리 월성봉
바위틈에 핀 돌양지꽃
털중나리꽃
바위채송화
산수국
큰까치수염
큰뱀무
루드베키아
채송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