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18 대둔산 설경(용문골-구름다리)
뉴스 앵커는 연일 서부지역의 폭설과 혹한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겨울다운 날씨이건만, 기온 5도 정도만 아래로 내려가도
자연 생명체에게는 부담이 크니, 모든 것들은 자연 현상의 하수인 셈이다.
폭설, 혹한이 세상사를 불편하게 한다고 한들
또 그 덕분에 부, 즐거움을 누리는 쪽도 있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우리 같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위기가 기회가 되고 축복이 되기도 한다.
아침에 창 밖의 세상은 딴나라 동토의 세상이 되어 있었다.
눈이 내리며 얼어붙은 길은 빙판이 되었고,
흐린 하늘에서 바람따라 날리는 눈발은 따스한 방안을 감옥으로 만들 기세..
산을 흘끔거리는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걱정어린 아내의 잔소리 ..
준비를 하고 차를 몰고 가는 도로는 염화칼슘으로 녹은 길과 아직 녹지않은 길로
쉽게 속도를 내지 못하였고, 휘날리는 설연은 마치 시베리아 벌판을 연상케하여
걱정스러움도 있었지만, 막상 산 아래 도착을 하여보니 햇살이 설산을 눈이 부시게 비치고 있었다.
일상에서 버림받은 날씨는
산에서는 특별한 일상을 만들어 주는 진실...
눈이 부시도록 단장을 마친 대둔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용문골로 들어가며..
설세계를 밝게 비쳐주는 햇살은 축복 그 자체..
동화 속의 나라로 점점 깊게 들어가는 듯..
흠뻑 쌓인 설경 속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것도 적지않은 축복이다..
혹한이라고 하지만 햇살과 능선으로 막힌 바람 때문에 포근..
머리, 가슴 속까지 새하얀...무념무상의 세계..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청초함을 잃지않고 있는 산죽..
눈을 처발랐다는 표현이 적당할 듯..
상큼해보이는 계류 흐르는 소리..
영원한 산행을 하고 있을 친구..
눈이 이렇게 온 날에는 자네도 즐거운 산행을 나섰겠지?!?
1970년대부터 바위 아래 자리를 잡고 있던 신선암이 흔적도 없이 철거되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우리들과 함께 해온 오랜 역사가 소멸되는 듯 아쉬움 가득..
설화 만발한 수목원을 걷는 듯..
동화 속의 세계..
발로 읽는 신비로운한 동화책..
아낌없이 뿌려놓은 눈밭..
철쭉꽃 떨어진 자리에 대신 눈꽃을 피워놓았다..
동심바위
멀리 천등산..
늘푸름을 자랑하던 소나무의 기개가 화장을 하고 우아함으로 재탄생..
이곳은 마치 눈으로 화장을 마친 소나무들의 우아함 경연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