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0204'18 대전둘레산길 12코스

orius 2018. 2. 5. 13:55

요즘 날씨는 겨울마다 흔하게 춥다고 말하던 날씨가 아니라

아예 혹한이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게다가 옮은 감기가 나갈 줄 모르고 괴롭히는 통에

몸에 와닿는 차가운 바람은 통증처럼 힘들게 한다.


1년간 12코스로 나눠 해오던 대.둘.길 마지막 코스가 있는 날을 대비해

전날 통째로 푸욱 쉬었음에도 좋아진 기침에 비해 콧물과 오한이 계속이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있고, 산악회를 맡고있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중학교때 산을 넘어 학교를 다니던 그 산길이 포함되어 있어 꼭 찾아보고 싶은 코스였기 때문에

날이 아무리 춥고, 몸이 불편해도 나서야했다.


어릴 적 고향집에서 뒷산을 한참 올라 산길을 걷다가 반대편에 있는 고개로 넘어가

하루에 몇번 다니는 버스를 탔다. 대부분 혼자일 때가 많았다.

지금에야 여유있는 발걸음이지만 그때는 버스를 놓칠세라 시간에 쫓기는데다가

갸냘픈 몸으로 산을 오르내리는 게 힘들었지만 숙명이라 지냈던 것 같다.


45년여가 지난 지금 다시 걸어보니 우거진 숲과 나무 때문에

듬성듬성 기억들을 반추해낼 수 밖에 없었지만 가슴 속을 흠뻑 적시고 있었다.


산에서 보이는 고향 마을,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게 굽이쳐 흘러가는 냇물,

산, 들판..뛰놀던 기억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만한 거리와 시간인 것 같은데

50년이 되어가고 있었다..



안영동 다리에서 시작..



찬바람 사이로 구원의 손길 같은 햇살



해철이봉에서..









멀리 목적지 시루봉과 그너머 식장산..



산길은 부드럽고, 바람막힌 양지쪽은 아늑하였다.















                                내가 걷던 구간의 산길...






정겨운 이름 침.산.동..






뿌리공원









                               점심식사 후 다시 걸음을 재촉..



뿌리공원 전경









언고개를 거쳐 동물원 담장을 끼고 계속 전진..



청미래덩굴의 붉은 열매가 마치 꽃이 핀 것처럼 선명하게 달려있다












무수동 뒤의 국사봉 유적






서대산



                                보문산 시루봉을 향하여..



                               무척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둘.길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혼자하기에는 어렵지만 여럿 친구들 덕분에 마칠 수가 있었다.



베란다의 화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