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빙폭으로 변한 불일폭포

orius 2018. 2. 22. 09:31




한 여름 비가 흠뻑 온 뒤에 찾아갔을 때

협곡으로 둘러쌓인 불일폭포에서 큰 물이 쏟아지며

공명되는 웅장한 소리와 물보라는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유난했던 추위가 그 폭포를 꽝꽝 얼려놓았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명찰없는 명산은 없다.

지리산은 화엄사를 비롯하여 연곡사, 천은사, 쌍계사,

대원사, 법계사, 실상사를 품고 있다.

어느 절이든 주변 풍광만으로도 깊고 그윽한 기운에

마음이 정갈해진다.

오늘도 인적이 없고, 바람까지 풍경소리를 잠재워

적막하기 그지없다.





계곡의 웅덩이도 거울처럼 조용하여

물 속에서 겨울을 나고있는 낙엽들의 우아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일필휘지처럼 절벽에 얼어붙어있는 불일폭포가 나타났다.

여름에는 물 떨어지는 웅장한 소리로 맞아주더니

이 겨울에는 눈이 부신 알몸으로 맞아주고 있었다..























보잘 것 없는 이 내 몸이

저 웅장한 폭포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물이 떨어지면

불일폭포가 연주하는 웅장한 교향곡이 잘 들릴 불일암.

전망좋고 소박하여 정이 가는 암자다..

















동백꽃, 녹차 이파리 모두 아직 겨울잠 자느라 조용했지만

얼음장 밑에서 활기찬 물소리가 들리 듯, 깊은 산사에도

머지않아 봄기운이 들이닥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