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소백산 산행(어의곡-비로봉)

orius 2018. 3. 5. 14:19

연일 숨가쁘게 변하는 국내,외 정세뿐만 아니라

매일 터지는 사건, 사고, 정치, 경제, 북한 문제등으로 세상이 어지럽다..

이렇게 해서 이 나라가 버틸 수 있겠나 싶을 정도로 문제도 많지만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하루도 편한 날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세상사란 것이 백팔번뇌의 손아귀를 벋어날 수가 없다는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아닌 듯 싶다..




















산으로 들어가기 위해 짐을 꾸리는 순간부터

번잡한 속세를 잊고 명징한 세계로 들어가게 되니

산은 어떤 면에서는 사바의 세계로부터의 도피처이기도 하다.

눈이 푸욱 쌓인 적막하고 깊은 산 속을 혼자 걸을 때면

복잡했던 마음이 한없이 정갈해진다..

















겨울이면 늘 눈 푸욱 쌓이고 바람없이 햇살 가득한 날

소백산을 오르고 싶었다.















예보상 모든 조건이 딱 들어맞을 듯하여

이른 새벽에 혼자 차를 몰아 2시간 10분만에 도착

준비한 후 아침 07;50분에 어의곡 주차장을 출발하였다.

햇살이 들어오기 사작하였고, 날씨도 바람없이 포근하였다.

예감이 좋았다..




















겨울 소백산은 순백의 탁트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날라갈 듯한 추운 바람의 통로이기 때문에

잘못 올라가면 그들의 제물이 되기 십상인 곳이다.
















어의곡으로 접어들자마자 완전 설세계로 뒤바뀌었고

능선으로 오르니 눈이 1미터쯤은 쌓여 있었다.

설원에 반사되는 햇살이 눈이 부셨고

자켓을 벗었는데도 땀이 흘렀다.














비로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에는

환상적인 설경이 펼쳐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가 계속 튀어나왔다.

아!!! 신이시여!!!





























소백산을 미친 듯 할퀴고 지나가는 바람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살갗을 통해 뼈속까지 파고들어오는 한기를 잊을 수 없다.


그런데...

그토록 싫어하고, 피하고 싶고, 원망까지 하던 그 바람의 흔적이

이렇게도 섬세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운 면이 있을 줄이야...































겨울의 진객인 눈, 추위, 바람은

나무에 눈을 쌓아 설화를 꽃피우고

바람타고 날으는 습을 얼려 상고대를 꽃피우기도 하고

쌓여진 눈 위에 흐르는 바람의 손길로 아름다운 조각을 남기도 한다..








꿈을 꾸듯 허우적거리며

2시간만에 비로봉에 도착하였다.

소백산...

바람없이 포근하고,햇살이 가득하였다.

인적마저 조용하니 한가하고 평화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