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0321'18 설중화(복수초.얼레지)

orius 2018. 3. 22. 13:09




초목들은 스스로 피고, 지는 때를 안다.

긴 겨울 추위 속에서도 해가 뜨고 지는 시간과 햇살 농도를 눈치보아가며

촉을 티우고 꽃봉오리를 밀어낸다.

















인간이나 자연계 생물들은

기후, 날씨, 햇살 등 자연 현상에 대한 적응과 극복이 삶이다.

극복을 하지 못하면 멸하고

적응을 해 나가면서 진화해나간다.





















차가운 눈 속에 파묻혀 있는 여린 꽃들을 보면

내 마음마저 차갑고 안타깝게 느껴지나

어느 하나 얼어서 쓰러진 것 없이 굳건히 꽃을 피우고 있으니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모습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려고

이 자리에 와 있는 지도 모른다.













주변 화암사 계곡에는 매년 다른 곳 보다 얼레지꽃들이 일찍 핀다.

요행히도 늦게 춘설이 내려 눈 밭에 얼레지꽃 핀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횡재나 다름이 없다.



















계곡을 들어서면서 두리번 두리번...

여기저기에서 우후죽순처럼 돋아난 꽃대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난마처럼 얽매인 가슴, 머리, 몸, 신경망..

모든 세포들이 일시에 화이트 아웃이다..



















조용히 내리는 진눈깨비를 맞으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수줍은 듯 서있는 모습에서

시골 여염집 아가씨를 연상하게 한다.



















이들은 발이 시렵다고 신음소리를 내면서도

장난기가 있는 듯 보인다.





























겉보기에는 조신하고 얌전한 아가씨 같은 느낌이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꽃말은 '바람난 여인' '질투'라고 한단다..

처음 그렇게 붙인 꽃말이 굳어졌겠지만

굳이 그러한 꽃말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까지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처음 본 세상이 의외로 추워서 그럴까?

아니면 신기하고 좋아서 그럴까?

얼레지 신초의 모습이 재미있다..










봄을 만난 이끼들도 한창 꽃을 피웠다..

보이지않을만큼 작아도 꽃이고 나름 하나하나가 주인공이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