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아닌 겨울 대둔산에서..

orius 2018. 4. 9. 15:01




봄이 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초여름 날씨를 보여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불안해 하고 있었다..


지난 몇년 동안의 패턴에서도

점점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고 있었다..





                              족도리풀








큰개별꽃




                                윤판나물



그러나 웬걸..

지난 저녁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고

기온이 급강하 하더니 차가운 바람까지 태풍 수준이다.


영동, 영서 지방에는 눈이 쌓이고

주변 높은 산의 기상은 영하의 기온과 거센 바람 소식이다.





흰목이버섯











봄 산행에 한참 들떠있던 주말에

이런 기상 상황이라니...


궁시렁 거리면서도 배낭을 꾸려 산으로 들어갔다.

몹시 추웠던 겨울 날씨에 비하면 별 것 아닌데도

겨울을 벗어 던지고 이미 봄 날씨에 셋팅되었던 몸이라

몹시 춥게 느껴졌다..










큰개별꽃




풀솜대




메꽃버섯부치



                    천남성

                   



내 몸이야  옷을 튼튼히 입고 준비를 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이미 돋아난 초목들의 새싹과 활짝 피운 꽃들을 보면 측은하다 못해

끔찍하기까지 하여, 마치 내 몸이 추운 것처럼 느껴진다..









고깔제비꽃




노랑제비꽃







추운 날씨에서도

양지바른 곳에서 꽃을 활짝 피우고 살랑거리는 여린 들꽃들에게서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찬바람을 맞아가며 걸어가는 나를 향해

반가움과 더불어 응원의 웃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였다..









조금 더 오르니 능선 상에는 지난 밤-새벽에 내린 눈이 쌓여 있었다.

영하의 기온에 녹지않고 쌓여있으니 손이 시려울만 하고,

몸을 움츠리게 된다.


그 와중에서도 꽃몽오리를 부풀렸던 들꽃들이

의연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황당무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얼레지















우리 인간, 동물, 기타 자연 생태계는

주변 환경에 의한 도전과 극복의 역사이다.


적응을 하지 못하면 도태되지만

극복을 해내면 성장과 번식을 이어나간다.


얼음 속에 갇힌 새싹을 보노라면 마음이 아프지만

극복을 하고 더 튼실한 나무로 성장하리라 기대해본다..

























                              잔털제비꽃




현호색








미치광이풀




                                산괴불주머니




개별꽃







우리 인간은 추우면 두터운 옷으로 보호를 하거나

밖으로 나오지 않고 따스한 방에 있으면 되지만

자연 야생들은 그럴만한 보호장치도 없이

맨몸으로 버티고 싸워 나간다.

그런 면에서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칭하기에는

좀 부끄러운 면도 있다..













                               족도리풀



















한기와 찬바람산행객들을 돌려세우고,

그 너른 공간 정적을 가득 채웠다.

그 속에서 잠시나마 내 마음 속안에 있는 백팔번뇌를

洗心하였다..














                              남산제비꽃




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