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0723'19 솔나리를 찾으러 남덕유로..

orius 2019. 7. 24. 11:45





날이 후텁지근하고 하늘이 흐렸다..

곳에 따라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소나기..

우산을 챙겨 떠났다..


남덕유의 솔나리만 볼 수 있다면

땀에 쩔으면 어떻고

소나기에 흠뻑 젖으면 또 어떠리...


영각사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교육원을 거쳐 서봉-남덕유-영각사로 코스를 잡았다..


초입부터 땀이 흐르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다..







큰피막이



고목에 꽃이 핀 것처럼 보이는 간버섯..




노루오줌




고추나물




노각나무꽃







해마다 명절, 절기는

어김없이 때 맞춰 돌아온다..

어떤 때에는 돌아오는 절기를 보고

세월이 오고, 가는 것을 실감하기도 한다..


산행지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절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일월비비추




원추리




골등골나물





탐스렇게 익은 산딸기가 마치 반지의 보석같다..




반갑게 맞아주는 듯한 원추리의 관악 연주..




부끄러운 말나리..





결국 나타난 한 줄금 소나기..

뒤이어 따라온 운무..




일월비비추




곰취






계속 이어지는 운무의 향연..







해마다 이 때쯤이면

무더위임에도 불구하고

덕유산으로 향한다..


거기에는 해마다 예쁘게 단장을 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원추리, 솔나리 등

흐드러진 들꽃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양지꽃






하아...

머리를 곱게  매만지고 기다려줄 줄 알았던

솔나리들이 어디론가 숨었다..

눈을 부릅뜬 술래가 되었지만 이길 수 없는 숨바꼭질..

모두 다 이만봉으로 놀러 갔나??


겨우 찾은 한 송이마저

기운이 없다..




 






함께 웃고 있어야 할 솔체꽃도 겨우 한 송이만 보이고..




그래서 더 애틋한 정이 가는...















그리고 또 한 송이가 반갑게 인사..

우울하던 마음이 싸악 가셨지만

솔나리의 안색이 별로 좋지않다.











들꽃들의 멋이라면

거칠은 환경에서도 꿋꿋이 자라 꽃을 피우는 것인데

얼마나 환경이 좋지않았으면

이렇게도 전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재앙이 아닌가?!












토현삼



지나가는 구름이 참바위취에게 전해준 물방울들..




꽃며느리밥풀






인적이 없는 산...

발걸음마다 반겨주는 들꽃들이

외로움을 달래준다..





배초향




꿩의다리







운무가 가득한 서봉에

짙노란 원추리는 마치 어둔 항해길의 등대불빛 같다..


서봉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다.

김치맛 육개장라면의 국물은

텁텁한 시장기에 제격이다..


서봉 주변에도 많던 솔나리가 보이질 않는다.

박완서님의 말대로

'그 많던 솔나리는 다 어디로 갔을까?!'







가을 냄새를 느끼게 하는 버드쟁이나물







꼬리풀




큰뱀무




동자꽃




기린초




바위채송화




산오이풀





서봉에서 남덕유로 출발..




구름이 걷히며 오픈되는 남덕유..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누가 나를 기다려준다는 것..

삶의 활력소이자

내가 외롭지않은 이유이다..









바위를 샛노랗게 뒤덮은 바위채송화와 돌양지꽃




꼬리풀




은분취





보석같은 물방울들이 주렁주렁

오늘 참바위취는 보석가게 주인장이다..




동자꽃





남덕유로 올라가며 오픈되기 시작하는 덕유능선

삿갓봉과 구름 속의 무룡산




단풍취




단체관람 중인 일월비비추.




모시대





남덕유에 도착하니

하늘과 세상이 맑게 열렸다..

역시 높은 곳에 오르면 반겨주는 시원한 바람과 고산의 서늘함..


바위 뒷편에서 참바위취가 외롭게 피어있다.








미역줄나무도 꽃을 피웠고..







오픈된 서봉을 보며 하산 시작..



조록싸리










참취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눈 솔나리 꽃봉오리가

서운함을 달래준다..




털진달래 씨방




멋진 포즈의 까치수염







흰여로




원추리에 든 부드러운 햇살..




갈색구름버섯




신기한 버섯







자주꿩의다리




하늘말나리




곰취








머리, 몸을 씻고

발을 담갔으나 너무 차가워 깨질 듯한 통증이다.

더위가 싹 달아나고 가벼워진 몸으로 떠나왔다..


솔나리는 대체 어디로 간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