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01'19 가을 설악에서(희운각-대청봉-희운각-천불동계곡)

orius 2019. 10. 2. 15:27




수려한 설악이 철마다 옷을 갈아 입는다.


신록, 운해, 단풍, 눈...


어느 것을 걸쳐도 아름다움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빨간 단풍으로 코디를 한 설악의 명징한 아침을
두 다리로 포식을 하였다..


03;10 설악동을 출발하여

06;00 마등령을 거쳐

09;10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여

신발을 벗고 퍼질러 앉아

아침 식사를 하였다.


맑은 아침, 공기, 시원함, 칼라풀한 단풍들로

심신이 황홀해졌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대청봉으로 올랐다.





점점 가을이 깊어지고 있었다..









'설악시'를 되뇌이며 오른다..



나는야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야 산이 좋더라.


푸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산에는 물, 나무, 돌 

아무런 오해도 없어, 법률도 없어 ,
내 발 그대로 뛸수있는

원상 그대로의 자유가 있다.

나는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고래 고래 고함을 치기 위하여

여기에 왔는 지도 모른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

그 사이에 내가 서면
하늘처럼 무한대처럼 마구 부풀 수 있는 것을..


아! 정말 175cm라는 것

정말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것을 ..
















설악산 오름길에서 다리쉼 하노라면

내게 한 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실컷 먹고싶은

소박한 욕망 뿐..
























깨어진 기왓장처럼 흩어진 오세암 전설이 있는곳에
어두움이 내리고
종이 뭉치로 문구멍을 틀어막은 움막에는
뜬숯이 버얼건 탄환 케이스에 둘러앉아

갈가지로 멧돼지를 쫒아간다는
어느 포수의 옛 이야기가 익어가는 것을..


아 -- 정말 이런 밤에는

칡감자라도 구워먹으면 더욱 좋을 것을 ..


















백담사 가는 길에 해골이 있다 했다.
그 해골을 주어다 술을 부어마시자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바이런이 죽어

하나의 해골이 된 것 처럼
철학을 부어 마시자 했다.























나는야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야 산이좋더라.

푸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1;00 다시 희운각으로..


물 2L를 사서

간식과 함께 실컷 들이켰다.

실컷..


오후 1;30 천불동으로 들어섰다..







투구꽃




병조희풀




참회나무
















마가목




천당폭










양폭




머루덩굴













오련폭포










귀면암




작살나무




















산오이풀




미륵봉과 적벽





오후 16;15분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

행복한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설악..

아름답다는 말 이외에

더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내일부터 태풍이 시작된다는데

적당한 날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설악에 감사하며..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