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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20 겨울 왕국소백산에서..1

orius 2020. 1. 13. 15:08



겨우내내 겨울이 실종되어 답답해 하던 차에

겨울 사냥이라도 해볼까 하고

급번개 산행을 제안,

5명이 소백산으로 떠났다.


아랫녁, 태백, 소백산, 설악산 중에서

소백산으로 결정하는 것 조차

미적분만큼 쉽지않은 결정이고

또한 모험이다.


거기에는 겨울..눈이 있을까?!


초입에 도착하여 오름길 내내

기대했던 겨울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던 희망이 실망감으로 바뀌며

맥이 빠졌다.


계곡에는 얼마전 온 비로 겨울답지 않게

계류가 콸콸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계류가 떨어지는 바위마다 얼어붙은 얼음이

영롱한 보석처럼 달려있어

보석 전시장 같았다.


























1시간여쯤 올랐을까?!

길에 살짝 깔린 눈이 보이더니

연이어 실같이 가느다란 상고대가

보이고, 점점 겨울 왕국으로 변해가고 있어

넋을 잃고 말았다..


























겨울을 앞에 두고는 추운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온 세상이 흰눈으로 덮히고

모든 계곡이 꽁꽁 얼어붙은 겨울의 진면목을

얼마나 기대했던가?!


그래 이 모습이다..




























늦으맥이재가 가까워질수록

눈세상은 점점 더 짙어져

마치 용궁의 정원 같은 상고대 숲세상이 되었다.


덩달아 머리, 가슴 속이 새하얗게 되고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날고 있는 듯 했다..



































아름다움에 빠져 넋을 잃는 순간은

이미 이 세상이 아니고 천국에 와 있는 것이다..


표현을 할 말이나 글귀가 많을 법도 한데

뇌나 감정의 회로가 일시 마비된 것 처럼

아무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고요한 하얀 숲속에는

침묵 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만.. 



































늦으맥이재에 오르니

바람에 담긴 한기가 앙칼졌지만

그것마저도 반갑고

온 가슴으로 반겨 맞이한다...
















하얀 세상에 갇혔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흰색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니..


눈이 흰색이 아니고

검은색이나 빨간색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손이 시렵고, 찬바람이 몸을 얼려도

그것을 행복하게 반기니

이미 추위가 아니었다...












바람에 담긴 한기는 날카로왔지만

햇볕이 들고

바람이 막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따스한 아랫목만큼이나 온화해서

편안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