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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7'21 어지러운 세상 속에 핀 금둔사 납월매
orius
2021. 1. 28. 10:11
시인 이상화는
나라를 빼앗긴 슬픔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을 맞이하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읊조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번 겨울 동안
한파는 심신을 웅크리게 하고
잦은 폭설은 살기 바쁜 민초들의 발걸음을 묶었다.
게다가 실체를 알 수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지난한 싸움으로 하루하루 연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온 들판을 망쳐놓고 있는 고삐 풀린 망아지까지
신경을 써야 했던 우울한 겨울이 아니었던가 싶다..
해결될 기미도,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던 터에
활짝 핀 홍매화를 대하니
내 마음 속의 작은 우주 전체에 희망의 등불이
환하게 켜지는 듯 하였다.
그윽한 향은 짙고 깊어 고혹적이고 달콤하였다.
연약한 꽃잎은 귀엽고, 강인하고 자랑스러웠다.
빼앗긴 동토에 곧 봄이 올 것 같은 느낌이다..
어서 오라.. 봄이여..
금둔사 일주문 입구에 새겨진 화두..
萬法歸一 一歸何處로 답을 구하자
조주선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가 청주에 있을 때,
베 적삼 한 벌을 만들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었다'라는...
잡념 내려놓고
마음의 평상심을 찾으라는 말씀...
통일신라시대 양식의 삼층석탑
비석에 석불을 새긴 특별한 양식
해맑은 햇살에 드러난
고혹적인 색감과 납월매의 그윽한 향내음..
꽃을 한 입 가득 머금고 있는 천리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