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알프스 등반에 앞서..
몇년전 말복 더위로 단단히 뿔난 햇살이 작렬하던 때
북알프스를 다녀온 적이 있다..
본토 서쪽 도쿄에서 약간 서북으로 후지산이 있고
거기에서부터 약간씩 서북쪽으로 남알프스, 중앙알프스, 북알프스가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개항시절 외국인이 와서 보고 유럽의 알프스와 흡사하다하여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게 되었고, 3000m가 넘는 산들이 쭈뼛쭈뼛 솟아있어
산행의 난이도가 제법 있는 곳이다.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었고
얼마전 미국여행으로 1주일 이상 자리를 비워 이번 등반은 엄두도 못낼 판인데
전에는 동서 발향으로 종주를 했다면 이번은 일반인들이 흔히 갈 수 없는 남북 방향의 종주이고
그곳에서 오랜동안 자원봉사를 했던 후배가 직접 가이드를 해준다는 점..
보통 트레킹을 가면 산장에서 자고, 주는 음식 사먹게 되는데
이번은 텐트를 가지고 가서 자며, 직접 음식도 해먹어야 되는 그야말로 등반다운 등반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동계등반 장비를 지고 가야되고
또 고소증에 추위까지 대비를 해야된다.
얼마 전 내린 비로 추위와 저산소증으로 8명이 조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다.
살이 찌워진 나의 나이테가 이제는 어딜가도 제일 두터운 축에 드는 모양이다.
멤버들에게 제일 연장자로 모셔진 나..
후배들이 고생스럽고 귀찮을텐데도 '형님, 같이 가세요'라는 말이
왜 그다지도 정겹고 고마운지..나이를 먹는 증상이련가?!?!
나이를 어느 정도 먹는 길목에서
전에는 아무 것도 아녔던 것들이 이제는 왜 가끔은 막다른 골목이라고 느껴지는지..
언제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올 것이며, 이제는 이들의 도움이 없이는
나 스스로 해 낼 수 없게 되어 있으니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스, 고, 롸잇, 오케이'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주저할 때 선뜻 잘 다녀오라고 장을 봐다가 장조림, 고추장 볶음, 더덕+인삼+도라지 무침을
바쁘게 만들고 용돈을 내주는 와이프가 고맙기도 하고
또 잘다녀오라는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무더위에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카페에 좋은 소식들로 도배되길 빈다..
몇년전 북알프스 등반 사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