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등반 첫째날..와사비다이라 산장까지..
우연한 기회에 뜻하지 않은 등반을 떠나게 되었다.
언제 어느 때나 모든 것 훌훌 털고 떠날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나에게도 속세의 연결된 고리들을 풀고 떠나기가 쉽지많은 않은 법이다..
모여 짐을 꾸리는데 넣어도 넣어도 짐이 남는다.
동계에 대한 여러 날 의식주를 준비하다보면 하계에 비해 짐이 월등히 많아진다.
원래 형님은 개인 준비물만 꾸려가시면 돼요..했던 것인데
후배들 짐 가지고 낑낑대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보니
나도 짐이 늘어 20kg을 훌쩍 넘어버렸다..
인천공항에서 일본 도야마 공항에 도착하니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후두둑 거렸다.
높은 산의 여정에 가장 중요한게 날씨인데 몰려드는 불안감을 애써 외면하고
버스를 타고 산 속으로 깊숙히 신호다카로 들어갔다..
일정표..
형광색이 예정된 일정이고, 붉은빛이 다녀온 일정이다..
일정과 준비물들..
인천공항 출발..꿈과 희망을 품고 떠난다는 것만큼 설레이는 것도 없다..
도야마 공항에 도착..날이 흐리고 비가 후두둑 거린다..
공항 로비 내 곳곳에 행운을 비는 부적들이 걸려있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잠시 쉬던 어느 산골마을에서..
비와 아름다운 운무를 바라보는 마음이 심란하던 때..
버스 종점에 다다르니 설산이 반갑게 보인다..
산행 시작 지점은 신호다카 온천으로 유명한 곳..
비를 맞으며 산행 시작..
오름길 주변에는 짙은 여름의 절정..무수한 들꽃들이 길가에 환영을 나온 듯..
분홍노루발..
승마 종류 같고..
도깨비부채..
며칠간 내린 비로 계곡에 물이 많다..
짐이 무거워 초장부터 짓눌린 어깨가 부담스럽다..
길가에 풍기는 더덕의 향긋함에 둘러보니 더덕이 많아 몇 뿌리 캔 것들..
요염하게 옷이 벗겨져 상위에 차려진 듯..
저녁 술 안주로 잘 먹었다..
밤새 비가 왔다..
아직도 산장을 오픈하지 않아 추녀 아래에서 자리를 펴고 늦게까지 빗소리를 아름다운 효과음 삼아
소주를 많이 마셨다..세어보니 소주 아홉병..
다음 날 아침 깨어보니 날이 좋다..
후배들이 식사 준비 하는 동안 주변 산책을 하였다..
더덕 줄기..
팥배나무..
주름잎
노랑물봉선 닮은..
분홍노루발
감자란
붉은병꽃
반가운 햇살이 떠오른다..
둥굴레
불두화 같은데 덩쿨로 나무를 타고 오른다..
물이 깨끗하나 너무 차가워 씻기에 불편할 정도..
인적이 드문 깊은 계곡과 깨끗한 물은 늘 우리들에게 안정제 약효가 있다..
마시고, 보고, 듣고..치유의 숲속이다..
하루 편안함을 주었던 와사비다이라 산장에 햇살이 들고 있다
1800m 높이라서 깊고 그윽한 기운이 그득하다..
눈밭을 오를 때 필요한 장비 이용법을 가이드해주는 후배가 설명하고 있다..
둘째날 산행 시작..
춥도 덥지도 않은 서늘함과 쾌적함 가득한 숲길..
두루미꽃
씨방..
도깨비부채
어깨만 자유롭다면 춤이라도 출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