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끝자락의 선물..
한바탕 징한 난장을 열었다가 물러가고 있는 여름..
한동안 동네에 서커스단이 와서 시끌벅적하여 싫더니만
간다고 짐을 싸고 있으니 허접해지는 듯한 기분이랄까?!?!
이른 아침 구봉산을 올라보았더니
여름 내내 숙성되었던 자연과 산야가 마지막 단계 쯤 맛있게 발효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도 짜증나고 싫던 여름이 간다고 하니
후련함이나 막상 그 좋은 가을이 기다려지는 마음보다도
서운함과 더불어 다음 여름이 기다려지니 알다가도 모르는 게 사람 마음인 것 같다..
여름이 없는 가을은 맛도, 멋도 깊지 않으리라..
가열찬 40대, 50대가 없는 노년도 역시 그러지 않을까 싶다..
멀리 식장산 위에서 해가 떠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하루 인간 세사를 가꾸기 위해 정성스레 분단장을 곱게 하고 있는 듯..
구름 이불을 덮고 잠을 자고 있는 산야..
깊은 정적 속의 도시..
진정한 하루의 시작..
기지개를 켜고 있는 산야..고운 우리들의 고향 마을..
서대산..
계룡산
멀리 대둔산
흑석 노루벌-아침에 보는 신비스런 모습은 마치 수반 위의 수석 작품 같다..
골골마다 서려있는 훈훈한 인심과 금수강산의 정기..
시선을 저기에 꽂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부풀어 오른다..
구봉정
능선상의 나팔꽃..새벽의 정기를 머금어 더 고와보이는..
pure natural beauty..
대둔산 낙조대..
진악산과 부드러운 산들의 마루금..
서대산이 거느린 무한한 군단들..
신갈나무 열매..
붉은그물버섯도 숙성 작업을 끝냈다..
깨어나고 있는 회색빛 도시..
옥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