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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계곡으로..
orius
2012. 9. 21. 15:19
하늘과 햇살이 맑으니
천왕봉부터 반야봉을 거쳐 노고단까지
지리산 능선이 손에 잡힐 듯이 가슴에 들어온다..
그렇게 조망이 좋은 것은
지리산신이 자주 오라는 뜻일 거라는 생각도 해보며
아쉬운 발걸음을 한신계곡으로 내딛는다.
이번 여름 태풍으로
그 추운 겨울 한파와 칼바람, 폭설에도
늠름, 독야청청하던 100년은 더 살았을 구상나무들이
여기저기 무참하게 쓰러져 있다.
허망하게 뿌리 채 뽑힌 것도 있고
비틀리며 부러진 것들은 바람에 맞서서
얼마나 발버둥치며 고통스럽게 맥을 놓았을까 싶을만큼 처참했다.
모진 세월, 모진 풍상을 이기며 살아왔던 세월이
거기까지임을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고풍스런 고목으로
인간들의 사랑을 받으며 안식과 평화가 있는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높고 깊은 지리산이 연륜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깊은 계곡에 물소리가 가득하다..
아픈 사람들은 의사를 찾아 병원으로 온다.
나는 아프면 지리산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