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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에서(2)
orius
2012. 10. 19. 15:52
상원사에서 월정사까지 계곡따라 이어지는
잘 다듬어 놓은 옛길이 있는데 단풍 곱게 든 가을철이
가장 걷기 좋은 계곡길 8km를 걸어 내려 왔다.
과거에는 스님이나 불자들이 사용도 했지만
화전민들이 먹이를 찾아 오르내리거나
일제시대에는 자그만 철로를 놓아 벌목을 해서 원목들을
이송하던 수단으로도 사용을 한 애환이 담긴 길이다.
소롯길 주변에 농익은 단풍들과 벌써 푹신푹신하게 낙엽들이 쌓여 있었고
명경지수와 그 물들이 재잘거리며 흐르는 계곡을 따라 내려오며
징검다리 17개, 나무다리와 섶다리 하나씩을 건너게 된다..
거칠지 않은 너른 계곡을 따라 색상이 뚜렷하면서도 진한 단풍들이
중후한 세련미를 뽐내고 있었고, 더더욱 좋았던 것은 그윽하게
자극하던 단풍잎 낙엽의 숙성되는 향기였다..
내려올 때 쯤에는 비스듬한 산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을 하였다
가을 햇살과 단풍이 만들어 내는 빛은 마음 속 구석진 그늘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
깊은 시름을 달래주는 묘약이다.
드디어 계곡 시작이다..
하루 종일이라도 질리지 않고 맛 볼 수 있는 가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