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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의 가을..
orius
2012. 11. 9. 12:09
가을이 북쪽, 그리고 높은 산에서 놀다가 추웠는지
점점 내려오다가 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얕으막한 산자락까지 다가왔다.
그간 날이 금방이라도 추워질 듯 하더니만
무슨 꿍꿍이 속이라도 있는지, 아니면 무시무시한 작당이라도 하는 것인지
새벽인데도 생각보다 날이 포근하여 산책하기에는 그만이다.
단풍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오랫동안 갖은 아양을 떨더니만
떨어져 땅바닥, 길 위에서 밟히면서도 눈길을 사로잡으려 마지막 남은 모든 색깔들을
톡톡 털어 교태를 부리고 있고, 아침나절에는 질박하고 틉틉한 향까지
남기며 제몸을 불사르고 있는 모습들이 운치를 더한다.
저렇게도 마지막 모습까지 아름다워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겠거니 생각을 하자니
점점 추해져가는 나의 뒷모습 생각에 이 가을 더 센치해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깊어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