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지리산 2
인적이 없는 그 시공간을 한기와 미친 바람이 차지하였다..
천왕봉 정상에서 30분을 있었는데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으니
천왕봉은 내 독차지가 되어 무아지경에 빠졌었다..
잠깐씩 구름이 지나간 틈에는 햇살 비친 세상이 신들의 정원 같이 빛나서
추위를 잊을 수 있었다..
내려가자..
산은 시시각각으로 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이 한파와 광풍에도 꿋꿋이 이겨내는 나무들이 새삼 경이롭게 보인다..
추위와 바람이 옷을 만들어 입힌 걸작품..
시린 하늘을 배경삼아 더 눈이 부시다..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
바람을 피해 바위 뒤에서 웅크리고 있었는데 수심이 가득하였다..
정상까지 상황을 물으며 낙담을 한다..
일상적이지 않은 기상에서는 보이는 경관도 일상적이지 않은 법이다..
추위와 멋진 설경을 빅딜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는 바람길이다.
바람이 늘 몰아치는 모습이 입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바람의 질과 양이 급수가 다르다..
어느 곳에는 바람이 눈을 실어다가 잔뜩 쌓아 놓았다.
거의 3미터쯤은 되는 듯..
멀어져가는 천왕봉..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설경..
매서운 추위와 바람에 쫓겨내려와서도 다음이 또 그리운 이유이다..
제석봉..
하나하나가 놓치기 어려운 겨울작품들..
또 한 팀을 만나다..
푸욱 뒤집어 쓰고도 얼어 붙은 듯 말이 없이 지나칠 뿐이다..
천왕봉 마지막 모습..아듀..
연하봉, 촛대봉, 세석..
워낙 구름이 많아 환한 모습의 반야봉을 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며 바랬는데 쨍하고 반야봉이 나타났다..
그 반가움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