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동 계곡의 단풍 2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은 외국의 유명한 곳에 비하면 턱 없이 작고 보잘 것 없게 보일 수도 있다.
산의 깊이, 높이, 넓이, 수림의 양상으로 보면 비교할 바가 못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은 외국의 산들과는 달리 따로 동떨어져 있는 다른 개체가 아니고
늘 우리네 일상 생활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일심동체와도 같은 느낌이다.
언제든 찾을 수 있고, 그와 큰 불편함이나 위험함이 없이 어울릴 수도 있어
늘 다정한 이웃과 같다.
무미건조하게 크고 장대하다고 꼭 깊은 맛이 있고, 늘 아름다운 것은 아닐 수 있다.
아기자기하고, 보면 볼수록 아름다움에 깊이가 있는 우리나라 산야..
이름 붙일 수도 없는 자그마한 폭포와 계류..
게다가 이 처럼 떨어져 나뒹구는 가을 낙엽들..
가을...
계절과 흐르는 세월이 만들고 지나가는 흔적들이 가을 햇살 아래 쌓여 있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하이다..
소리를 좇으면 색감이 들어가고, 아쉬워 색감을 좇다보면 소리가 들어가고 만다..
깊은 계곡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아름답다..
마치 낙엽들이 몰려나와 다소곳하게 계류들이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듣고 있는 듯..
때론 강하게..
때론 빠르게..
때로는 부드럽게..
물소리에 색이 입혀진 듯..
산도 붉고, 물도 붉고, 내 마음도 붉다..
이어지는 구천동 계곡은 맑은 물 흐르며 연주하는 교향악 연주회장이다..
구천동 계곡은 단풍보다 계류 흐르는 모습이 더 아름답기도 하다..
천의 얼굴로 모습을 바꿔가며 흐르고 있는 계류..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