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요일의 수채화..
요즘 같은 좋은 계절 주말에 당직이 걸리면 마음이 우울해지게 마련이다.
화창한 봄 날씨 속의 아름다운 세상을 창밖 넘어로만 바라보는 것만큼
기운 빠지는 일도 없다.
그런데 당직인 주말에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얘기가 달라져서
위안이 되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니 인간의 마음은 참 간사한 것이다.
직장 주변은 비교적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다.
번듯한 집도 없고, 널찍한 길도 없이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구불구불 골목길이다.
길 주변에는 크고 넓은 땅보다는 삐뚤빼뚤한 작은 공터들이 있는데
그 작은 공터에는 파, 마늘, 상추 등 이것저것 조금씩 가꾸어지고 있다.
조용히 비가 내려 답답한 마음 달래려고 우산을 받쳐들고 길을 따라 산책을 나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심성이 고와서 그런지
풍족하지 않게 살면서도 공터에는 꽃나무, 과실나무, 각종 들꽃들을 정성스레 심어 가꾸고 있다.
오히려 집이 번듯하고 잘 살아보이는 듯한 집 울안에는 나무와 꽃들이 적으니
돈이 부족한 사람들은 마치 꽃과 나무의 사랑으로 그 부족함을 달래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꽃과 나무 대신 지갑을 보살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비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는 초목과 꽃들을 보면
마치 내가 샤워를 하고난 것 처럼 상쾌하기 그지없어
울적한 마음을 씻어낼 수가 있다..
거친 땅을 뚫고 나오고 있는 연약한 새싹의 경이로움..
부추
자두
제비꽃
홍매
앵두나무
두릅
찔레나무 순
갓
매화
상사화 이파리
흰젖제비꽃
미국제비꽃(종지나물)
골담초
파
대파
매화꽃잎의 낙화
명자나무
홍매
참나무꽃
자두나무
꽃마리
네잎크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