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연통신 1031'14 - 가을비 우산 속에...1

orius 2014. 10. 31. 10:05

가을비가 조용하게 대지를 촉촉히 시고 있다.

 

가을에 내리는 비는 맑은 가을 하늘과 햇살을 막아놓고,

한 번 내릴 때마다 차가운 공기를 듬뿍 내려놓아 사람들의 마음을

한기로부터 쫓기게 하고, 추위에 대한 불안감으로 마음을 닫게 해준다.

 

그러나 오늘처럼 포근한 날씨에 소리없이 가을비가 메마른 대지와 수목, 단풍잎들을 적시면

그동안 가을 햇살에 들떠 있던 모든 것들이 차분하고 정갈하게 상념에 빠지게 하는 듯하다..

 

매달린 단풍잎들은 그동안 단장을 하며 비밀스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들킨 것 마냥

홍당무처럼  붉혀지고 있고,  어떤 놈들은 가을 여행을 떠나자는 빗방울의 가벼운 속삭임에

못이기는 척하고 함께 땅위로 내려와 미지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는 듯 몸을 뒤척이고 있다..

 

가을을 맞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이런가?!?!

흠칫 놀라게 되지만 요즘 같은 메마른 시대에 이렇게 아름다운

아날로그적 서정을 맛보며  거닐 수 있다니...

 

가을비에 젖은 단풍잎과 낙엽 뒹구는 가을 아침 산책을 나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