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나라 한 가운데 있는 사통팔달의 도시이고,
전국 어느 산이든 마음만 먹으면 2-3시간 이내에 갈 수 있어서
위로는 설악산, 오대산, 아래로는 지리산, 월출산까지
차를 몰고 하룻만에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팔공산, 영남 알프스 지역 등 경상도 아랫녁은 거리감이 있게 느껴지고,
왠지 모르게 생소하게 느껴져 발길이 가지 않았다.
오늘은 늘 염두에 두고있었으나 가지 못했던 팔공산으로 차를 몰게되었으니
대단하거나 획기적인 결심이 아니면, 팔공산 갓바위 약사여래불의 불력이
잡아끌지는 않았는지 생각도 해본다.
갓바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염주암-갓바위-동봉-동화사 코스를 잡았다.
한 동안 달구던 불볕 무더위가 쥐구멍에라도 들어갔는지
급선선해진 바람 덕분에 지루한 능선길을 여유있게 즐길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메인 도로를 따라 오르지 않고 길 건너 작은 숲길을 택해 올랐더니 조금 편했다.
중간에 만난 작은 암자에는 조그만 미륵불과 함께 석간수가 정겨운 돌확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탈피한 매미의 껍질
돌계단으로 된 관암사길응 거치지 않고 용주암으로 올라 관봉으로 올랐다.
거친 숨 참아가며 오른 관봉에서 맞아주시는 약사여래불은 만인의 고통과 소원을 풀어주실 것 같이 내려다보고 있다..
좀 근엄한 표정..
머리 위에 갓처럼 쓰고 있는 불상이 이채롭다..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백팔배에 담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갓바위 불상 앞에 앉아 있자니 보듬고 지나가는 바람이 감미롭고 더불어 편안해졌다.
숨을 고른 뒤 동봉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꼬리풀
이어 나타나는 바위로 된 능선길..
노적봉
팔공산CC
그렇게 급경사의 업다운이 심한 것도 아닌데 길게 느껴지는 능선길..
목적지 비로봉까지 까마득하기만 하다..
습기 빠진 바람이 너무 선선하게 느껴지던 능선..
능선길을 점령하다시피한 꽃며느리밥풀
병풍바위.
사진기 앞에서 방전되고 있는 표정 관리 중..ㅎ
염불바위
동봉에 핀 참나리꽃
비로봉에서 벌어지던 운무의 신비로운 향연..
갓바위에서 동봉까지 7.3km라고 하는 표기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길고 멀다..
갸녀린 발로 쓴 또 하나의 명작...수고하셨수..
오래 산행을 한 구력에 비하면 여기에 오기까지 길고 긴 시간이었다..
모시대
산꿩의다리
동봉 석조약사여래입상..
동자꽃
개쑥부쟁이
원추리
참나물?
누룩치?
광릉갈퀴
완전 방전된 아내, 무릎까지 통증이 시작되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는데
낙타봉을 거치는 능선길도 생각보다 힘들게 하였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설치된 솟대..
알고는 오지못했을 팔공산 갓바위-동봉코스.. 수고하셨네..
간단하게 준비해간 물, 간식도 모두 방전되어 케이블카 기다리며 파전과 우동으로 정신없이 배를 채우고 하산..
팔공산이여.. 빠이..
동화사에 내려왔는데 들릴 정신없어 버스를 타고 갓바위로 돌아와 산행을 마쳤다..
범상치않게 느껴지던 팔공산.. 생각보다 쉽지않았던 종주길..
힘들었던 여운은 후에 반드시 발걸음을 되돌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