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기보다 여럿이서 하기에 좋은 것들이 많다.
특히 그 환경에서 맘에 딱 맞는 친구들이라면 더 그렇다.
어느 날 산행을 하다가 가을 설악 공룡능선 산행이 작당되었다.
흔히 작당이라면 뒤에서 모의를 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할텐데
이런 작당이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설악산 등반은 지리산과 더불어 가슴 뛰게하는 산이다.
설악산이 아름다운 산이기는 하지만
특히 설경, 운해, 단풍이 가장 임팩트가 크기 때문에 더 가슴이 뛰게 된다.
10월에 선, 후배들과 팀을 이뤄 갔다가 비를 만나서 공룡능선을 포기하고 돌아온 터라
찾아가는 마음도 더 흥분이 되었을 것이다.
희운각대피소에 예약을 해놓고, 설악동을 거쳐 천천히 들어갔다.
들어갈수록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든 천불동 계곡은 점입가경이라는 말밖에 더 쓸 말이 없었다.
신흥사 입구를 지나면서 단풍의 세계로..
시간이 빠듯한데도 발목을 붙잡혀 진행이 더뎠다.
설악동에서 3.30분 출발..
비선대.의 절경..
철거된 비선대 산장 자리가 허전..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미륵봉과 적벽..
천불동 입구에 4시 도착..
3시부터 입산통제라며 혼나고 어렵게 통과..
통과를 위해 희운각대피소에 확인 전화하며 좀 늦겠다고 하니, 또 불멘소리...
추억이 가득 담긴 설악골의 입구..
숲은 숲길대로..
암릉은 암릉대로..
아름다운 산행은 한 발, 한 발 즐겁게 이어지고..
귀면암이 보이기 시작
귀면암
계곡에 담긴 명경지수들..
생강나무의 샛노란 이파리..
산행인가? 유희인가?!
누군가 다친 모양..구조 헬기가 계곡을 따라 들어오고 있다..
오련폭포..
이파리를 떨군 나목들이 폭포의 섬세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숨이 막힐 듯한 벽..
일부러 금방 쏟아부어놓은 듯한 노란 이파리들과 콜라보를 하고 있는 계류의 맑은 소리..
이런 때 카메라셧터를 누를 때의 행복감이란..
양폭산장을 지나며..
양폭
천당폭포에서..
여기가 천당임을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폭포..
늘 인파로 북적거리는 곳인데 늦어 인적이 없다.
늦었지만 자리를 펴고 막걸리로 벅찬 가슴을 진정시켰다..
인생이 늘 그럴 수는 없지만 이 순간 행복하다..여기까지 올라온 이유이기도 하다..
해가 질 시간.. 헤드랜턴을 꺼내 쉬엄쉬엄 오른다..
천당폭포는 올라가면서 보이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무너미고개를 오르면서 랜턴을 켰다.
6.30분 도착..설악동에서 3시간 걸린 셈이니 빠르게 올랐다.
늦게 올라가도록 계획을 짠 이유..
1. 저녁 때가 되면 한꺼번에 취사장에 몰려 시끄러움과, 음식 냄새, 환기 등으로 분위기를 잡치고
2.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저녁을 일찍 먹어봤자 할 일이 없어지고
3. 일찍 자봤자 일찍 깨서 뒤척거리는 것도 유쾌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식사들을 다 하고 쉬러 들어갔디 때문에 취사장 전체가 우리들 차지..
친구들과 설악의 깊은 산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동감을 할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도 없으리니..
친구들아 수고했다.. 고맙고 반갑다..
배낭 속에서 소주, 막걸리, 보드카, 위스키가 나왔다.
친구들과 나누는 술잔은 여정을 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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