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은
하얀 산과 꽁꽁 얼어붙은 강물을 데리고 돌아왔다.
아랫목의 따스함, 군고구마와 호떡의 행복감,
동심을 불러일으키던 눈사람, 깊은 주머니 속의 따스함 등
겨울은 추운 계절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대로 깊은 추억을 주고가는 서정이 담겨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겨울의 멋과 맛도
빛이 바래지고, 깊은 맛을 잃어가고 있다.
산등은 하얀 겨울 옷을 입지 못하고
칙칙한 황갈색이고,
보드카처럼 맑고 깨끗하던 찬바람도
맛이 상했다..
구천동 계곡을 거쳐 향적봉까지 걸으며
겨울을 찾아나섰지만
역시 짙은 겨울의 향기를 찾기는 어려웠고
정성스레 눈사람 만들 듯 애써 자그마한
겨울의 조각들을 찾아 맞춰야 했다..
그렇게 피하려 했던 겨울을
이제는 간절하게 기다린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