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0112'20 겨울 왕국소백산에서..2

orius 2020. 1. 13. 15:10



소백산 코스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의곡-늦으맥이재-국망봉-비로봉-어의곡코스로 잡았다


비교적 조용하고

소백산의 여러 요소들을 즐길 수 있으며

하루 산행 거리도 적당한 곳이다.


소백산은 신록이 피는 초봄,

철쭉꽃들로 가득한 늦봄,

야생화, 운무, 녹음, 뭉게구름으로 아름다운 여름,

그리고 설산의 겨울 ...

모든 계절이 멋진 산이다.


흰눈 듬뿍 쌓인 소백산 능선에서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아서야 비로소 겨울을

맞는 기분이 든다.



























아..

이 흐드러진 순백의 숲속에 갇힌 기분을

어떻게 표현을 할 수가 있을까?!


가위 눌릴 정도로 짓눌리는 환상 속에서

할 말을 잃고 벙어리가 되었다..


무념무상..























환상, 추위, 바람, 설산 산행.

모든 요소들이 뒤범벅되고 있지만

복잡한 내마음이 어느새 깨끗이 포맷되어

휴지통으로 제거되고 있었다..


































내가 꿈꾸며 찾아왔던 겨울 산행 이미지들을

포만감 있게 들이켰을 때의 행복감...

친구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탁틔인 환상적인 설세계와

뼈속까지 들어와 박히는 찬 바람은

이곳 비로봉 능선의 명품 브랜드이다.


세찬 바람을 타고 날아오를 듯한 기분으로

즐기고 있었으나

추위와 강풍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마치 지옥으로 끌려가는 듯

땅만 보고 정신없이 걷는 사람들을 보자니

애처롭기도 하였다..









이 또한 겨울의 환상이다..



















































숲으로 들어서니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이 없고 포근하였다.


단 몇 십미터의 고도차가

딴세상으로 바뀌었다..










계곡으로 들어서니

계류 흐르는 소리가 마치 봄의 전령 같았다.


주 메뉴를 맛있게 먹고

디저트로 아쉬움을 달래는 느낌..































친구들과 함께

한파 속의 설산을 돌아다닐 수 있으니 행복한 거다.


아직은 쌩쌩하게 살아있는 것이고

아직은 늙어감에 저항을 할 수 있는 힘

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 맛에 산을 오르고

또 산을 오를 것이다..







내려와 장작이 활활 타는 난로 앞에서

감자전, 김치전, 오뎅탕으로 안주 삼아

마셨던 그곳 막걸리는

최고급 양주, 와인 못지않은 보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