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소띠해로
새해를 맞았다.
2020년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역사 속으로 묻혀졌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힘들었던 사회가 제자리를 찾고
내가 소망하는 것들이 이루어지길,
내가 소소한 면들에서 좀 더 나은 변화로
이제까지와는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기를....
코로나 사태,
사회적 거리 두기..
솔로 산행이다..
적상산으로 들었다.
능선은 어둔 구름을 뒤집어 쓰고 있었으나
산자락을 오르는 동안에는 서설이 내려
웬지 기분이 좋았다.
마치 축복이 내리는 듯하였고
하얀 눈송이들이
가슴과 머릿 속에서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올 한 해도
산을 닮고자..
산에서 얻는 힐링으로..
산처럼 무던히 살아가겠나이다..
능선에 다다르니 하얀 세상이었다.
한기 어린 바람에 실린 눈발 속에서
신비스런 모습으로 새해를 맞게 해주던 적상산...
시나브로..시나브로..
신비의 세계 속으로..
백설과
검은색의 나무 줄기들,
황갈색의 단풍잎
단 세가지 색으로 연출되던 신비로운 세상에
숨이 멎는다..
빛바랜 흑백 사진을 보는 듯..
찬바람과 거기에 실린 한기를 이겨내야만
맛을 볼 수 있는 산해진미....
아름답다..
달리 표현할 스킬이 부족하면서도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봐 셔터만 계속 닥달하고 있었다...
테크닉 대신 몰입된 감정만 실어본다....
계속되는 숲속 동화의 나라..
쥐똥나무 열매
쥐똥나무 열매를 따 먹고 있던 산비둘기
안국사..
적막감 100%의 공간에서
100% 무장해제 당하던 백팔번뇌
툇마루에 걸터앉아
아내가 보온병에 넣어준 가래떡으로 점심을 먹었다.
따뜻하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가래떡..
아내의 정성이 입안에 가득하였다..
이럴 때 시인들은 어떤 시어를 풀어낼까?!
새하얀 내 머리 속에서 복기되는 단어는
오로지 '좋다!'는 단어만..
동안거에 들어간 노거수..
겨울은 나머지 세계절에 비해 너무 색다른 계절이다..
그 색다름은 고통을 감내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선물이다..
천국으로 이어지는 길이라면...
오늘 하루, 하나의 발걸음이 소중했 듯
매일, 올 한 해의 모든 발걸음들이 소중하게 흘러가길 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