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이나 우리 사는 주변의 그러저러한 일상들이 눈에 화들짝 띄이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 다 귀한 생명들 어우러진 아름다운 난장이다.
젊었을 때에도 아름답고 예쁜 것들을 추구했었을 터인데
그때에는 왜 이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귀찮아했었는지 의아스럽다.
지금 이들이 아름다운 생명들로 새롭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는 노화 증세의 하나이거나,
식상한 화려한 현대 문명의 해방구를 찾고 있거나,
끝나가는 이곳 지구랜드의 소풍 시간을 의식해야하기 때문이 아닐까??
싱그러운 공기와 바람,
가슴 속과 영혼 깊숙히 공명되는 새소리들,
연한 햇살에 춤추는초록 빛깔이 주는 신선한 느낌들,
흐느적거리며 늘어지는 신경계..
이것들을 모두 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한계에 답답함을 느끼는 아침이다..
으아리꽃..수수하지만 단아한 아름다움..
국수나무..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아카시꽃잎 깔린 숲길..
백선..수수하지만 섬세한 아름다움..
찔레꽃..수수하지만 향이 고상한..
작은 저수지에 새끼 11마리가 부화되었다..
감자꽃..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며 일편단심으로 얼굴을 붉히고 있는데 이들 운명은 기구한 편이다..
꽉찬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일찍 꽃이 나오기 전에 없애줘야 한다..
간혹 게으른 쥔장을 만나 오래토록 사부곡을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 들꽃들의 소박함 중 으뜸이라면 호박꽃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버금가는 게 이 감자꽃이 아닐까 생각된다..
순박하면서도 세밀한 아름다움..
어릴 적 눈을 뜨면 만나던 정경들이 데쟈뷰되어 가슴 속을 적신다..
이미 마음 속으로는 풍요로움과 맛난 된장비빔밥을 비비고 있다..
아름다운 초여름과 생명에 환하게 환호하고 있는 모습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숲속.. (0) | 2012.05.29 |
---|---|
신록의 지리산 능선.. (0) | 2012.05.29 |
바래봉 철쭉(2) (0) | 2012.05.25 |
지리산 바래봉 철쭉(1) (0) | 2012.05.25 |
황매산에서.. (0) | 2012.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