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쯤 되니 날이 풀리는 대신 상고대가 떨어지고 있었다.
다행히 찬바람도 잦아 들었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자연 앞에서는
사진 셧터 누르기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좋다, 멋지다, 아름답다, 황홀하다..
몇 마디 이외에 달리 할 말문이 막혀버렸고,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할 지 포기 상태가 되었다..
가파른 경사면에 쌓인 눈이 돌계단을 덮어버려
아이젠이 먹히지 않고, 군데군데 마땅히 잡을 것이 없어
위험한데다가 오른쪽 어깨까지 말을 듣지 않아
애를 먹었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사정없이 슬라이딩할 것 같고
일행이라도 있어 함께 쓸리기라도 하면 무척 위험할 것 같다.
하지만 위험은 감수해야만 잊지못할 추억을 만든다.
무아지경에 빠져 헤메던 행복한 시간을
어떻게 표현을 할 지...
설악은 역시 설악..
흰눈 뒤집어 쓰고 보드카처럼 맑은 찬바람이 들고 나는 공능은
역시 명불허전..
내 나이 60대 중반이고 보면
이런 조건에 또 다시 오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혼자 해냈다는 것을 생각하면
뿌듯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였다.
쉬지않고 내려오니 오후 4시반..
9시간 반 걸린 셈이다.
만땅 리필된 엔돌핀 때문인가?
돌아오는 4시간 운전 내내 눈쌓인 설악이 어른거렸다..
아! 사랑스러운 천화대, 범봉, 화채봉..
세존봉
마등령-황철봉
거기는 인간세가 아니고, 선경이자 동화 속의 세상이었다..
나한봉
1275
1275에서
가까워진 범봉
1275
멀어지고 있는 1275
신선대
내설악 용아장성, 귀청
외설악
범봉
신선대에서..
천당폭
양폭산장에서
천불동계곡의 바위들
귀면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