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적응과 진화

orius 2012. 7. 23. 16:13

야생화에 관심을 갖다보면

평소에는 보이지않던 자그마한 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을 하는데

타래난초라는 것을 처음 보는 순간도 뇌의 모든 회로가 일시에 정지됨을 느낄 수 있다..

 

색깔도 아름답지만 일부러 새끼를 꼬아놓은 것 처럼 배배 꼬였있으니

신기할 뿐이었다..

 

왜 저렇게 생겼을까??

높은 전봇대에 듬성듬성 밖힌 사다리용 쇠못 처럼

요정들 하늘나라로 타고 올라갈 사다리 같기도 하고, 

왓슨 & 크릭이 처음 밝혀낸 DNA 염기배열 지도 같기도 하니..

또 진초록 산야에서 도발적이고 색정적인 색감을 표출하는 것도 신기하고..

 

여러 해 피고지는 꽃을 보며 생각을 해보니..

우선 향이 없고 꽃이 작아 저 색감을 뒤집어쓰지 않고는 벌, 나비를 꼬시기가 어려울 것 같고..

막상 벌, 나비가 찾아와도 일렬로 꽃을 피웠다가는

그들이 빠른 시간내에 편하게 수정을 시키기가 어려운 점..

그리고 또 하나..

갸녀린 줄기를 하늘을 향해 세우고 있기도 신통치 않은데

일렬로 꽃을 걸어놓았다가는 행여 그 갸녀린 줄기가 버티지를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쓰러져 조물주의 명령을 무사히 완수를 못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저들에게는 씨를 만들어 퍼트릴 때까지 소나기나 태풍이 불어와도

꼿꼿하게 버틸 그 '발란스'가 필요한 것이었다..

 

하찮은 미물이지만 제 살길 찾자고 적응을 하고 진화를 해나가는 모습이

여러가지로 살기 어려운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