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또 간단히 흘러 원용이가 산으로 들어간지 32년 째..
처음에는 셈할 날이 무진장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이제는 한 해, 한 해 셈을 했던 날들이 더 많아진 듯 하니
말 그대로 인생무상이란 말을 절실히 느낄 것 같다..
술 한 잔 따라주러 가는 길..
이틀 전 한라산을 다녀와 힘들텐데도 여비도사가 동행을 해준다..
고인에게 술을 따라 따라주는 것..
그 순간은 잠시나마 그와 교감을 하는 시간이다.
나도 내가 무쟈게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다가 이승을 떠날 수 있는 정열이
아직도 내게 남아있다면 행복할 수 있으련만..
그런 면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원용은 나보다 한 수 위이니
머리를 깊게 조아릴 수 밖에 없음이리라..
하루 하루 복되고 값어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야만
원용에게 부끄럽지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