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나절 부터 초저녁 사이에 대전 지방은 소나기가 한 줄금 시원스레 내렸다.
아침에 나가보니 이번 장마에는 아직 무덥고 습한 기운을 끌고 오지 않은 듯
선선함과 서늘함이 가득하였고, 수량이 적었던 계곡에는 물이 흘러 넘치는 소리가 청량감을 더하였다.
산은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예술의 전당이다..
진초록의 우거진 녹음 사이로 흰 비단결 같이 부숴지며 흐르는 물소리는
여름이 그리는 멋진 수채화이자 교향악이고, 이름모를 갖가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최고급 스피커의 트위터에서 나오는 맑고 고운 고음 영역이라면 숲은 저음의 영역을 담당하는
멋진 베이스의 우퍼 같다..
산은 여름의 다양한 날씨 변화도 잘 소화해내서 자연이라는 멋진 예술로 승화시켜주는 예술가이다..
햇살 쨍쨍한 날의 소중한 그늘과 바람, 비가 온 뒤의 청량함과 폭포수, 흐린 날 휘두른 운무의 향연..
그들에 의해 보살펴지는 들꽃들...
여름의 산을 사랑해보자..
노루오줌..
한 포기로 숲 전체를 밝히려는 듯 정열을 가진 털중나리..
그 정열에서 스며나오는 굵은 땀방울인 듯.
산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