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대전 지역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장맛비 치고는 얌전하게 내렸는데 쉬지않고 내려 보는 게 지겹다.
그나마 오늘은 하늘이 좀 빤하지만 예보상으로는 또 많이 올라는가 보다..
며칠전 여비도사에게 메세지가 왔다..
오늘 비 맞으러 한번 나가볼쳐??
그래서 비를 맞을 요량으로 차를 타고 나섰는데 조용하던 하늘에서
비가 내려 꼬리를 감추고 가벼운 산책으로 바꿔
몽블랑이 좋아하는 운주 화암사로 향했다.
국지적으로 퍼붓는 폭우가 기승을 부릴 때에는
산을 피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고립되어 큰일을 당하거나, 구조대가 출동하여 뉴스를 타게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 비에 먼 *랄을 하고 댕기냐는 듯
동정은 커녕 짜증,원성이 자자할 테니까..^^
큰비를 푸욱 적시고 있는 산야, 깊숙한 산사, 들녁..
모두 동양화, 산수화의 한폭 같다..
구름 공장 옆의 대둔산 모습에 홀려 차를 세웠다..
구름도 바쁜가?? 쉴새없이 어다론가 가고 있다..
조만간 저 구름을 타고 댕길 여비도사..
개망초가 사진기를 들여대니 이쁜 폼을 잡는다..저놈들도 신세대 개망초인가??
신비스러움 가득한 산속..
복분자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화암사 가는 길..
여름을 알리고 있는 하늘말나리..
검소해서 더 정겨운 사리탑..
저 스님은 원래 작은 사리탑을 원하셨을까??
아니면 지갑이 얇았을까?
화암사 오른길에는 예쁜 폭포들이 많다..
바위채송화
시인 안도현이 이 절의 매니아인 듯..
화암사를 잘 설명해 놓은 시..
더 부연설명이 필요없을 듯..
우리는 좋으면서 딱히 머라고 표현을 못하는데
이들은 그냥 그런 것을 쉽게 그렇다고 잘 써댄다..
머리를 굴리지 않고 글만 따라가도 그냥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쓴글을 보면 시인이라고 느끼는 것이 우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 많은 이들이 공감하도록 느끼기 쉽게 쓴다..
우리가 잘 쓸려고 글자를 풀어 놓으면 조잡하기 이를데 없는 글 장난이 되고
이런 시인들이 글을 써내려가면 흠잡을 데가 없는 예술이 되느니..
구불구불..오색화음이...
산수국이 귀를 쫑긋 세우고 숲속의 교향곡을 듣고 있다..
드디어 화암사..
정말 잘 늙은 절이다..
노인들은 늙음을 감추기 위해 빨간 루즈를 칠하고 눈썹을 짙게 칠한다..
이 노인은 민낯인데도 추함보다는 오히려 아름다운 기품이 배어 나온다..
감히 범접을 할 수 없는 기품이 배어나오지만 웃으며 안기고픈 친밀감도 있다..
우화루...꽃비가 오는 누각이라..
오늘은 초록비가 오고 있는데...
추녀 아래의 이끼들도 우산 하나씩...우산이끼
이 스님은 살구를 좋아하셨는지 살구 공양을 받으셨다..
잘은 모르겠다..
그런데 가만 보면 좁은 계곡에 산을 까뭉개지 않고서도
부처님을 정정스레 모시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산속의 큰절이 되기보다는 작은 몸을 키워 큰산을 품으려는 깊은 뜻이 엿보이는 듯..
이 절은 숨겨놓아 절 마당에 늘 고요와 정적, 그리고 꽃비만 내렸으면 좋겠다..
관셈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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