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 TV를 보던 중
지리산 뱀사골 단풍 소식과 단풍제가 시작된다는 뉴스에 귀가 솔깃해져
일찍 일어나 뱀사골 입구로 차를 몰았다.
이른 새벽..
깊은 계곡을 감싸고 있는 정갈한 기운과 신선하고 그윽한 향,
그리고 맑은 계류 흐르는 소리..
이것 때문에 이른 아침에 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초입에는 아직 단풍이 절정을 맞고 있지는 않았으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갈수록 단풍이 점점 짙어졌고
밤새 떨어진 낙엽이 발에 밟히며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운치있는 가을을 만끽하도록 해주고 있었다..
황홀한 지리산 계곡의 만추 분위기이다..
산이 깊어야 볼 수 있는 눈이 시리도록 파란 물빛..
가을 편지가 생각나는..
가을엽서를 만들어 본다..
이른 봄 찬바람 속에서 샛노란 꽃망울로 숨가쁘게 봄소식을 전해주던 생강나무가
가을 찬바람 앞에서 노란해진 마음으로 작별인사를 서두르고 있다..
풍부한 수량과 물소리가 아니었다면 단풍도 깊은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흥분과 절정을 식혀주고 있는 맑은 계류..
앙즈맞게 살포시 내려와 앉아있는 고운 단풍잎..
물위로 내려와서도 열정을 식히지 못하고 있는 단풍잎..
비목나무 열매..
눈과 귀가 호사스런 뱀사골 계곡..
구절초
깊은 가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곱게 물든 옻나무 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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