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속리산 with mom..

orius 2016. 11. 8. 12:09

어머님이 낙상을 하여 쉰 것이 벌써 3개월째..

대단히 위험할 수도 있었던 사고였지만 그나마 운좋게 지나갔다.

지금은 골절되었던 부위의 통증이나 걸음걸이에 장애를 느끼시지는 않으나

허리 통증으로 오래 걷지를 못하신다.


얼마전 어머님께서 사시던 고향집에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모시고 다녀와야될 것 같아서 날을 잡았다.


이제는 외갓집에 아무도 살지 않고 있어서 가셔도 반겨줄 사람이 없지만

언뜻 어머님께서는 건강에 자신이 없어지시니 차일피일 미루다 영영 못가볼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자주 모시고 드나들면 행여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어머님께서 말씀을 하시기 전에 모셨어야 되지 않았나 해서 미안한 마음 가득한데

어머님께서는 연신 바쁠텐데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다고 하신다..

그게 어머님의 진실한 마음이고, 어릴 때부터 나를 보듬어주신 사랑이기도 하다.


엄마...

나이를 먹어 환갑을 앞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단 둘이 차를 타고 가니 편하여 엄마라고 불러본다.

엄마... 얼마나 편안해지고 가슴 먹먹해지는 소리인가?!


먼저 속리산으로 차를 몰았다.

이젠 연로하시고 여러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시니 언제 또 모실 수 있으랴?! 하는 불안감이 있으면서도

앞으로 여러 해, 많은 날들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날이 좋고, 햇살도 따스했다.

허리 통증 때문에 가다, 쉬시다를 반복하셨고, 오랜만에 오시니 기분이 좋으시면서도

무심하게 지나간 빠른 세월 앞에서 깊은 회한에 잠기시는 모습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불과 엊그제까지 어머님은 집안 일을 황소같이 해내셨는데

법주사까지도 걷기가 힘들다고 하시니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파왔다..


유명한 한정식 집인 경희식당에 들러 점심 맛있게 먹고

외갓집과 외할아버지, 외할머님 묘소에 들러 인사를 드렸다.

나를 유난히도 사랑해주셨던 외할머니의 인정많던 얼굴이 눈에 선하다..


방학 때가 되어 놀러오면 반갑게 맞아주시던 외할머니와 외갓집이

흔적없이 사라지고, 뒷뜰의 큰 은행나무만 노란 은행잎을 다 떨군채 스산하게 반겨주었다..


동네 어귀에 사시던 창수 엄마라고 불리시던 아주머니를 뵈었다..

아흔..세월의 흔적을피하지 못한 얼굴이지만 쉽게 알아볼 수 있었고

늙은 호박, 생강, 파 등을 싸주시며 손을 잡는다..


세월은 가고, 사람은 늙고 스러져도

따스한 마음, 인정, 사랑은 변하지 않고 남아있느니...


이제부터라도 자주 부모님을 모시고 추억여행을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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