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와 선암매를 경험해본 사람은
해마다 이 때쯤 되면 매화꽃 개화 소식을 기다리게 된다.
여기는 한참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살고있는 곳으로부터 한참 아랫녁인 관계로 이미 지고있을 것 같은 급한 마음이 들다가도
깊은 산 속인 관계로 기온이 낮아 덜 피고 있을 것 같기도 하여 답답할 때가 많다.
때문에 인터넷에서 친절한 블로거의 글을 참고하여
이 쯤이면 피어있지 않을까?! 하고 떠나게 된다.
선암사는 수수하면서도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유치스럽지 않은 절이다.
나는 특히 매화향 가득한 이른 봄과, 늘어진 수양벚꽃 흐드러질 때와
단풍 깊은 늦가을을 좋아하여 짬이 나면 늘 찾고싶은 곳이기 때문에
마침 기회가 되어 떠나게 되면 마치 고향집 가는 기분으로 흥겹다.
그윽한 매화향 가득한 경내..
조용하고 평화로움과 어우러져 나도 모르게 속세와 절연되어
무아지경 속에서 헤메고 있었다..
언제나 우아한 아치로 반겨주는 승선교..
제비꽃들은 모두 깨어나 있고..
자주괴불주머니의 우아한 춤사위..
아!..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되는 매화와의 첫만남..
고찰, 서까래와 추녀의 곡선과 어우러진 매화의 자태에 넋을 잃는다..
석탑과의 매치도 우아하고..
호사스런 시각, 후각적 선물..
고목 등걸에서 피운 꽃들이기에 더 고귀해보이는 꽃송이들..
늙어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니..경이롭고..존경스러운..
600여년을 이렇게 한결같이 꽃을 피웠을 것을 생각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된다..
그대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올 해에는 개화상태가 예년만 같지 않다..
그러나 그 고목에서 피워낸 꽃이라면 단 한 송이라도 나에게는 귀한 꽃이다..
가장 향이 좋았던 매화..
언뜻 진한 매화향이 선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송에 바쳐진 작품..
이곳 매화는 한 송이, 한 송이 모두 고귀하다는 생각..
뒷깐 창살 넘어로 보이는 매화..
저 매화꽃을 보며 일을 보는 것도 행복이리라..
소변, 대변에서도 매화향이 날 것 같은 생각..
동백꽃이 나무에서 내려와 상사화 이파리 위에서 꽃을 피웠다..
핑크빛의 홍매화는 그윽한 향과 더불어 시각적으로도 애간장을 태우는 것 같다..
이 그윽함으로 1년을 버티고, 또 다시 1년 후를 기약하며..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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