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여러 번 오르내리거나 오랫동안 등반을 한 사람이라면
한 발 비껴서서 지리산 능선을 조망하는 것을 사랑한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완성된 종주능선이 아련하고
봉우리, 계곡 하나하나 눈앞에 선하게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대암 툇마루에 앉으면
천왕봉에서 부터 벽소령, 형제봉까지 능선이
눈앞에 장쾌하게 한 폭의 그림처럼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계절 내내 지리산의 변화무쌍한 조망을 보며 수양을 쌓는다면
그 어찌 득도의 반열에 오르지 못할까 싶다.
금대암 오르는 길에서 본 조망..
삼정산 아래 다랭이 논이 정겹다..
누렇게 벼가 익을 때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하얀 이불 덮은 지리산 능선과 400여년이 넘은 전나무 한 그루..
금대암 마당에 피어있는 상사화.. 곱게 단장을 하고 그리던 임을 찾고 있는 듯하다..
천진난만한 동자승들..
구름 속에 있는 천왕봉
천왕봉과 마주하고 있는 삼층석탑
책, 도심, 컴퓨터만 보다가 드넓은 산야를 품에 두고 좋아하는 가족들..
지리산의 품에서 팔베개하고 눕다..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있고 비가 오지않아 백장암에 들려보았다.
늘 지나치기만 하였는데 국보급 석탑이 있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을 좇아 올라가 보았다.
사찰에 대한 고정관념일까?!
어느 명찰이든 무상무념의 수행 공간이라기보다는 현대적 장터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많은 불자들이 와서 수행을 한다는데 꼭 조용해야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면에서 금대암이나 백장암은 인간들이 아닌 신들의 거처같은 느낌이 들었다.
텅비고, 허울을 벗어놓고, 가진 것 내려놓아서 더 위엄이 있어보였다..
통일신라말기에 세워진 국보 10호 3층석탑..
섬세하게 조각된 탑신으로는 아름답기 그지없는데
전체적인 균형미는 떨어져 보였다.
크고 사치스럽지 않은 부도탑에서 고승의 기품이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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