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불자들에게는
유명한 참배의 장소이겠지만
나에게는
사계절 동안 산사와 어우러진
동백, 꽃무릇, 단풍, 그리고
구수한 시인 서정주의 시들이
숨어있는 곳이라서 찾게되는 곳이다.
누군가 처음에는 보기 좋으라고 몇 그루씩 심었겠지만
그 의도를 넘어 바이러스처럼 속수무책, 막무가내로 번져
이제는 이미 인간들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는
피바다 한 가운데의 난파선처럼
갇혀 버렸다.
연약하고 작은 꽃들이 모여
쏘아대는 빨간 폭죽에
즐거운 비명과 함께 산화를 하면서도
마냥 행복해 하는
신기한 전장이다..
올 가을에도
꽃무릇 시뻘겋게 흐드러진
이 도솔천 언저리에 서 있다는 것..
그것은
내가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는
하나의 인증이다..
부디 오랬동안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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