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03'18 단풍 물든 설악 공룡능선

orius 2018. 10. 4. 19:36





희운각에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대피소에서 뜨겁게 데워준 햇반 쌀의 향이 달콤했다.

아내가 준비해준 반찬도 있지만

맑고 쾌적한 공기, 햇살, 단풍, 그리고 한적해서 더 여유로운 대피소 분위기가

반찬 노릇 이상을 하였다.


























친구들 여럿이 다니는 산행은 산행대로 즐거움이 있지만

설악 공룡능선을 혼자 여유롭게 다니는 산행만큼

설악과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들도 없으리라..





















일어나서 걷고 싶은만큼,

또, 걷는 속도, 쉼, 생각, 가질 수 있는 여유..

모든 것들을 다 내가 가질 수 있는만큼 누릴 수 있으니

이것이 진정한 산행이자 행복이 아닐까?!



























어느 정도 욕심이야 없을까만은..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경쟁을 하지않고 

내가 가질 수 있는 만큼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자유가 아닐까?!

































모든 것들이 새롭다.

설악에서 공룡능선은 산꾼들에게는 일종의 인간세 영역 이상인데

오늘처럼 가장 이상적인 날씨, 잘 숙성된 단풍, 붐비지않고 한가로운

공룡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니..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것인지..

반신반의. 마치 꿈인 양 하였다..





















아름다운 옷을 입은 수려한 설악 공룡능선은

아름다운 옷을 걸친 성숙한 여인의 자태이다.

올라 타고 넘어도 계속 나타나는 선경들 때문에

힘들지 않고 오히려 기대와 호기심으로

걸음이 먼저 앞선다..




















나는야 산이 좋더라

파아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야 산이 좋더라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산에는 물, 나무, 돌..

아무런 오해도 없어, 법률도 없어..

내 발로 뛸 수 있는 원상 그대로의 자유가 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둥..

그 사이에 내가 서면 마구 부풀 수 있는 것을

나는 고래고래 고함을 쳤다.

고함을 치기 위하여 여기에 와 있는 지도 모른다.

아! 정말 이 175센티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것을..





















설악산 오름길에 다리쉼 하노라면

내겐 남는 것은

머루랑 다래랑 실컷 먹고싶은 소박한 욕망 뿐..

















깨어진 기왓장 조각처럼 흩어진 오세암 전설이 있는 곳에

갈가지로 멧돼지를 쫓는다는 어느 포수의 옛 얘기가 무르익어갈 때

아! 이런 밤에는 칡, 감자라도 구어먹으면 더욱 더 좋을 것을..























백담사 내림길에 해골이 있다 했다.

그 해골을 줏어다 술을 부어 마시던

바이런이 죽어 하나의 해골이 된 것처럼

철학을 부어 마시자 했다.






























나는야 산이 좋더라.

파아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야 산이 좋더라.

푸른 동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설악시-









08;45 아침 식사 후 희운각대피소 출발

09;16 신선대

10;30 1275봉

12;10 마등령 도착, 점심

13;15 오세암

15;10 백담사

15;50 용대리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