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맑으나 기온이 많이 내려갔고
능선을 스치는 바람이 강했다.
겨울답지 않은 겨울..
그 마저도 머지않아 물러갈 것 같아
귀한 겨울을 한 번이라도 더 만져보고 싶었고
또 몸으로 맞닥뜨리고 싶은 오기가 생겨
늦게 덕유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웬 걸..
한파, 강풍에도 덕유산 주차장에는 차들로 가득했고
곤도라를 타려고 하였으나 예약제라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곤돌라-향적봉-중봉-오수자굴-백련사-향적봉코스를
계획하고 갔는데 곤도라 타는 것부터 틀어지고 있었다.
단념을 하고 적상산으로 올랐다.
남사면에는 햇살이 좋은데다가
바람이 막혀 봄볕처럼 예상밖으로 포근하였다.
오늘도 산에서
여유를 실컷 가져보는 날이다.
혼자 산으로 들어가면 산도,
나도 말이 없는 가운데
침묵, 고요, 정적이 가득한데
묘하게 외롭지 않고 푸근하다니...
그동안
쓸데없는 생각과 말들을 너무도 많이
뱉어냈던 것이다..
올 겨울 내내 화두는
겨울답지 않고,
예년 같지 않은 겨울이다...
겨울 적상산은
언제나 눈과 상고대, 바람이 가득했었는데
이번 겨울은 예년과 달라도 너무 다르고,
어색하다.
눈을 씻고 보아도
눈을 볼 수가 없다..
그 많던 눈이 다 어디로 갔을까?!
햇살 따뜻하게 내리쬐는 안국사 요사체 툇마루에 앉아
점심으로 떡과 커피를 마셨다.
고요와 정적은 후식이다...
풍경소리마저 졸고 있었다..
친구한테서 걸려온 전화벨 소리가 정적을 깼다.
별 재미없는 세상사에 대한 푸념이다.
세상 사는 것
그저 그렇지..
이제 뭔 영화를 바라겠느냐고
체념어린 투정이다..
이제까지와 다른
이런 겨울도 느껴보는 것이 나쁠 것이야 없지만
이런 생소함이
올 한 해만으로 끝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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