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트레킹에 9명이 가게 되었습니다.
최고 연장자인 74세 사업하시던 분은
60-70년대 산을 열심히 다니시던 분인데 죽기전에 꼭 한 번 와보아야겠다고 벼르다가
지른 것이라시며 젋은 팀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솔선수범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가끔 맥주도 사주시고 카트만두에서 헤어질 때에는 고마웠다며 큰 선물 하나씩 돌리더군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 나이를 먹고 처신하는 모습..나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한다는 것..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죽어라고 올랐던 산을 하염없이 내려갑니다.
졸나게 고생한 거 다 까먹는다고 아까워 죽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니 자연과 생태들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깍아지른 듯한 깊은 계곡에 갇힌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구원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듯..
이쁜 꽃들의 노래소리가 달콤하여 피로를 잊게 됩니다..
다시 중턱 쯤 올라와 전망이 좋은 곳에는 여지없이 롯지가 있습니다..
도착 후 식사 전,후로 쿡들이 준비하는 시간이 제법되어 편히 쉬는 시간
구경도 하고 신발 벗고 바람도 쐬고, 책도 읽고 꿀 같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죠..
멋들어진 랄리구라스 나무들 사이로 걷는 길...
깊은 계곡이 실제로는 어찔어찔하게..
저런 계곡을 다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고..계속 하게됩니다..
저 뒤로 멋진 안나푸르나 설봉이 보여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천남성 가족들..
27살 몽골족 가이드입니다. 한국말 제법 잘합니다..
원숭이도 있구요..
섹시엉덩이 켄테스트 중입니다..ㅎㅎ
하루종일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도착했는데도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
젊음이 좋긴 좋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나두 껴서 같이 했는데 대단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2500미터다 되니 심장이 심하게 벌렁거립니다.
앞마당에는 이렇게 장다리무우꽃이 피어있습니다. 멀리 마챠푸챠레봉이 보입니다.
말의 장식들인데 색감이 호화찬란하네요..
이들의 특징이 부엌을 소중히 여겨 늘 깨끗이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내일 깊은 계곡까지 내려가 다시 저 건너 마을길을 걸어가야 된답니다.
깝깝해집니다..^^
저녁먹고 맥주 한잔씩 합니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이 가까워지게 되는 즐거운 시간이죠..
한국 사람들..술 한잔하고 고향과 통성명하게 되면 피를 나눈 형제처럼 되는 것 같습니다..
맥주를 마시고 있지만 실상은 산을 마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 새벽.. 달님도 기다렸다가 반갑다고 인사를..
안나..남봉에 햇살과 설연이..
마챠푸챠레가 여명을 뚥고 빤짝..
모든 생명들이 하루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잠을 깹니다..
가는 곳 마다 따스한 사람들을 만나고..헤어지고..
우리가 보기엔 훌륭한 별장 같아 보입니다..
이곳에서는 사람 하나, 발걸음 하나..모두가 너무나 너무 왜소해 보입니다..
감자꽃이 보이네요..디게 맛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죽어라 벌어 놓은 것 쉽게 까먹고 있는 중입니다..
저들 외로움에 우리가 조금이나마 반가움이 되었으면...볼펜과 쵸코렛을 건너줍니다..
깊은 산골을 비추는 아침 햇살과 싱그러운 기운에 힘이 납니다..
오늘은 계단만 7000개를 넘어야 한다네요..ㅠㅠ
생활상의 단면들을 볼때마다 어린 시절이 떠올라 더 정겹습니다..
멀고 멀 길이지만 힘을 줍니다..
다 까먹고 다시 벌러 올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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