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1학년 때이니까 정확히 34년전...
좀 허접하다고 느낀 강의 시간, 책 속에 모리스 엘조그가 쓴 '성봉 안나푸르나 초등' 등정기를 끼워 넣고 읽으며
가슴을 콩닥거린 것이 기억이 난다..
등정기란게 기계적 문체로 별 재미없이 씌여진 게 대부분인데
이 책은 얼마나 리얼하고 아름답게 씌여졌던지 내가 같이 산을 오르고, 하산길에 같이 동상 걸리고,
또 완전히 탈진이 되어 모디콜라 계곡을 내려오던 것들이 생생하게 느껴졌었다..
요즘 희말라야 설산은 어느 특정인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트레킹이란 이름으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에 가보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하는 안타까움 더욱더 컸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34년만에..
다시 그 책을 꺼내어 읽어보고 꿈에 그리며 떠났다..
올라갈수록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거꾸로 흐르고 있었고,
그곳에서 터전을 가꾸며 삶을 이어가는 방식도 현대 정보, 문명사회에서 농경사회로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가는 것 같았다..
순박하고, 자유로와 보이는 영혼들..
걸치고 치장하고 웅성대며 바삐 돌아다니는 우리들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했다..
한겨울 눈에 푹 쌓인 설산도 좋지만
봄 산에는 모든 생명들이 환희에 찬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고,
그들의 수수하며 또 화려하고 강인해보이는 웃음 소리가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여기나 그곳이나 다 산은 같은 산이고 사람들 먹고 똥 싸고 꽃 피고 지고..
하지만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다른 면이 참 많았다..
그동안 이곳에서는 산을 오르며 삶을 사랑하는 여유를 찾았다면..
그곳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을 찾는 순례자가 되어 있었다..
포카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본 熙말라야..
고라파니로 가던 길목 어느 멋들어진 롯지에서..
푼힐에서 본 일출.. 안나푸르나 남봉, 히운출리, 마챠푸차레..
안나 남봉과 히운출리에 꽃을 바친다..
보면 볼수록 오르고 싶은 마음이..
걷고 또 걷고..
마차푸챠레에 술잔을 바치고..
맑은 아침 촘롱을 향하여 출발 전..
산을 부른다.. 산을 호흡한다...
산이 크다..넓다..깊다..
포터들과 하나가 되어..
백서향의 고고함..
MBC(마챠푸차레 벵이스 캠프)에서 마푸를 보다..
MBC에서 안나 남봉을 보다..
MBC에서 맛난 라면을..
ABC(안나.베이스 캠프) 오름길에서 본 마.푸..
ABC를 향하여..
ABC 오름길에서 만난 좀설앵초..
ABC 를 앞두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발 한발..
드디어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의 일출..
안나푸르나의 얼굴..
오! 안나여..
마.푸와 ABC
거벽.. 마.푸..
마.푸를 배경으로 활짝 핀 백서향..
이구동성.. 오우..wonderful!!!!!!!!!!
랄리구라스..
마.푸와 랄리.
안나를 등에 업다..안나의 하늘을 마신다..촘롱에서..
지누에서 본 구룽족 마을..
얼굴은 달라도 같은 여유로운 마음들을 나눈다...
지누의 노천 온천..
지누에서 본 일출..
지누에서 하산길..
바잘마을의 하의 실종 소녀..
목가적인 전원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
그들의 일상..
포카라에서 본 일출..
구 도읍 박타푸르..
나가르코트에서 일몰..
그리고 일출..
여독을 푼다. 여유를 녹인다..
트레킹을 끝내고 나니 수염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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