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가족과 함께 드라이브할 시간이 생겨
목적지를 물색하다가 천리포수목원으로 가게 되었다.
가던 차 안에서 딸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서산 부근의 먹거리집을 검색하던 중
가던 길 가에 유기방 가옥과 수선화 축제가 있다고 하여 잠시 들렀다.
유기방 가옥이라..
처음에는 사람 이름인 줄 모르고
방짜 유기라는 말이 연상되어
전통 그릇을 만드는 곳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 보니 일제 시대에 지어진 유씨 가문의 고가였다.
얕으막한 송림을 뒤에 두고 남향으로 아담하게 지어졌는데
웅장하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아하고 기품이 있어 보였고
양반의 위엄보다는 옛 시골집의 정겨움이 더 들게하는
친근함이 배어 있었다.
송림과 얕으막한 언덕 등에 심어진 수선화가 일제히
꽃이 피어 아름다운 정원이 조성되었는데
여느 고택에서는 볼 수 없는 이채로운 조화였다.
송림 속은 그늘인데다가 소나무 아래에는 어느 식물도 자라지 못하는데
특별히 그늘을 탓하지 않는 수선화를 선택했던 것은 신의 한 수 였고,
일반적으로 여러 종류의 꽃과 수목들로 조성을 하는데 반하여
수선화 한 가지만으로 디스플레이를 한 것은 창의적이면서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수선화는 한 송이만으로도 단아하고 고귀해보이는 꽃인데
수 만 포기가 피어 있으니 또 다른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오늘 하루 종일 동안 보았던 수선화 꽃송이는
이제까지 보아왔던 것들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꽃송이를 보았다.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다가
듣도 보도 못한 뜻하지 않은 명소를 보게 되니
즐거움도 더 컸다..
갓 부화된 자그만 병아리떼들이 봄볕 햇살을 맞으며
신기한 세상에 두리번 거리며 합창을 하는 듯한 표정의
샛노란 수선화...
봄맞이를 나온 인간 무리들과 어우러져
생의 찬가를 부르고 있는 듯 하였다..
마치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듬뿍 받은 것 같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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