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눈 속에 파묻힌 대둔산1

그간 눈도 없고 포근하던 날씨로 이상고온을 걱정하며

이대로 겨울이 가는구나..하는 아쉬움과 불안감이 가득하였는데

절기상 대한을 맞더니 그 동안 밀린 숙제라도 하듯

밤새 많이 쌓인 눈과, 최강 한파로 온 세상을 겨울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강추위와 함께 많이 내린 눈으로 온전치 않을 도로 여건과

능선에 불고 있을 찬바람이 발목을 잡지만

사실 일년 중 가장 특별한 선물일거라는 생각에

가볍게 집을 나서게 되었다.

대둔산으로 가는 길은 염화칼슘을 뿌린 탓에 길은 트여있었지만 제 속력을 내지 못하였고

어렵게 산 밑에 도착하여 마주하던 설산 앞에서 이미 추위와 한파 걱정은 잊고 있었다...

춥기는 하였지만..오지않았으면 후회했을 설경..

올 겨울 이들을 보지못하고 그냥 보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눈사람을 만들어본다..페이드인되는 동심의 세계..

이 나이에도 동심을 기억하며 마음이 간다는 것이 신기하다..

                         하얀 세상이 백그라운드되어 더 우아한 자태로 돋아나는 바위들..

겸재 정선도 정신을 놓았을 산수화..

올라온 보람.. 감격..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

사람이 없다..

최강 한파라기에 더 벗고 대적해보고 싶은 객기 발동..

                         내 스스로 열을 만들며 추위와 싸워 이겨낼 수 있다는 존재감...

                         그 존재감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뭇 인간들에게 버림받는 날씨일수록 자연은 더 경이롭다는 것을..

니네들도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고 있구나..

우아한 날개짓마저 설경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햇살이 구름속을 넘나들때마다 수시로 은백색과 회색의 세계를 넘나들고 있었다...

바위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대둔산.. 오늘은 게다가 흰눈까지 내려와 신비로운 앙상불이다..

모진 추위와 흰눈을 뒤집어 쓸수록 더 위대해 보이는 소나무들..

동화 속의 세상같이 보이는 낙조산장..

보기 드문 은백의 대둔산의 설경..